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만났다. 그동안 각종 행사장 등에서 인사를 나누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 사장이 직접 구 회장의 집무실로 찾아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6일 삼성과 LG에 따르면 이 사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30층에 있는 회장 집무실을 방문해 구 회장을 만나 20여분 대화를 나눴다. 작년 말 삼성그룹 인사 때 승진한 이 사장은 재계 ‘어른’인 구 회장에게 승진 인사를 겸한 신년 인사를 하기 위해 LG 본사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라이벌인 삼성과 LG의 오너 경영인은 그간 별다른 왕래가 없었기 때문에 이 사장의 이번 방문에 이목이 쏠렸다. 삼성 관계자는 “이 사장이 신년 인사차 구 회장을 찾아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 측은 “새해를 맞아 재계 어른인 구 회장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이를 구 회장이 수락해 이번 만남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이 사장의 방문이 단순한 인사 차원보다는 미래 삼성그룹을 이끌어 갈 인물로 재계 선배에게 조언을 받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자업계 라이벌이자 산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과 LG는 개별적인 만남 자체도 의미가 크다”며 “많은 사업 분야에서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두 그룹 오너 일가사이에 짧지만 의미 있는 얘기가 오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LG 측은 ‘개별적인 만남’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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