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TV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TV 시장이 2000년 이후 10년 만에 사상 최대 성장률을 기록한 데다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소비부진 등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TV 업체 역시 스마트TV·3DTV 등 고부가 상품 위주의 전략을 수립했다.
11일 디스플레이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LCD TV 시장 규모는 2010년 1억9000만대에서 2억15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PDP TV와 브라운관TV를 합친 전체 TV 시장은 전년도 2억4700만대에서 3.4% 성장한 2억5500만대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TV 성장률 1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TV시장 평균 성장률인 4.8%도 밑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체 TV 출하량은 2010년보다 증가하겠지만, 지난해 TV 시황이 좋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장률은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TV 시장은 브라운관TV에서 평판디스플레이TV로 전환된 이후 가장 많은 2억4700만대를 기록했다.
다소 비관적인 올해 TV 시장 전망은 경기침체 여진이 사라지지 않은 미국의 소비력 감소와 유통업체가 보유한 재고 물량 때문이다.
2010년 3분기까지 북미시장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0.4% 성장에 그쳤으며, 높은 실업률 지속과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미 시장에서 TV 평균가격 하락률은 2009년 22%였던 반면 2010년의 경우 LED TV·3DTV 등 TV 업체들의 고부가 상품 전략에 따라 6% 하락에 그쳤다. 유럽 역시 2010년 TV 출하량은 상당히 긍정적이었으나, 앞으로 몇 년 동안 성장률은 두 자리에서 한 자리수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경우, TV·냉장고·에어컨 등의 가전제품 가운데 일본 정부가 제시한 친환경 관련 조건을 충족시킨 제품 구입 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에코포인트 특수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포인트 프로그램이 시행된 지난해 일본의 LCD TV 판매량은 전년대비 80% 가량 증가한 2260만대로 추산된다. 박경선 디스플레이서치 부장은 “지난해는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스포츠 행사가 많아 시장이 성장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TV시장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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