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S로 에너지구조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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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시행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부터 제도가 시행되지만 정부와 관련업계는 이에 대한 준비로 벌써부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최대 관심사였던 신재생에너지원별 가중치가 확정되면서 발전사들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여념이 없다. 정부 또한 RPS인증기관을 설립하고 제도 운영에 필요한 세부 규정을 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는 새로운 제도를 두고 RPS 주요 대상인 정부와 발전사, 신재생에너지발전 사업자들은 지금의 준비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잰 걸음을 걷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고파는 시대 열린다=2012년 1월 1일부터 RPS가 시행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전기를 생산해서 공급하는 발전사업자들은 매년 2%의 발전량을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공급해야 한다. 특히 다른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발전단가가 높은 태양광은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쿼터가 정해져 있다.

 대상이 되는 발전소는 총 13개다. 한국수력원자력·한국남동발전 등 한전 발전 자회사와 GS파워·K파워 등 민간 발전소가 포함된다.

 이들 발전소는 직접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를 도입하거나 다른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의 인증서(REC·발전량)를 구매해 의무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모든 발전소가 직접 신재생에너지설비를 도입해 의무량을 채우는 데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와 발전소 간 인증서 거래가 사실상 RPS 운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일찍이 없던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생성된 전력을 사고파는 거대한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앞으로 형성될 인증서 거래 방식과 시장의 형태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증서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했다는 일종의 증명서다.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가 자신이 생산한 전력을 RPS공급인증기관(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서 검증받고 전력량에 따라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이때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정부는 현재 발전소와 신재생에너지사업자 외에도 중계기관을 인증서 거래시장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계기관이 거래를 활발하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반면에 중계기관이 많아지면 본말이 전도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인증서가 거래되는 주기도 일, 주, 월별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제도가 시행되는 초기에는 인증서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한 달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전까지 신재생에너지산업을 끌어 온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통해 지원받은 신재생에너지사업자는 RPS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 정부가 FIT를 포기하고 RPS 공급인증서 발급받는 방안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FIT를 통해 지원한 신재생에너지발전량은 정부 소유로 인증서가 발급된다.

 ◇신재생에너지원별 가중치는=RPS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인증서거래가 활발해야 한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RPS 의무량과 가중치 등이 적절히 배분돼 올바른 인증서 가격이 형성돼야 한다.

 의무할당량의 비율이 적어 인증서거래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거래 또한 미미해 RPS가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증서의 가중치는 신재생에너지발전량 단위당 공급인증서 발급량을 말한다. 가중치 1의 경우 신재생에너지발전량 1㎾h에 대해 1㎾h의 인증서가 발급된다면 가중치 0.5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1㎾h에 대해 0.5㎾h의 인증서가 발급된다.

 발급되는 인증서 기준 가격은 모두 같지만 발행되는 인증서의 양이 달라지는 셈이다. 가중치는 신재생에너지원 별로 발전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만든 장치다.

 예를 들어 같은 발전량을 만들어내는데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연료전지의 경우 이에 대한 가격이 같다면 시장에서 외면당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발전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해 가장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 것이다.

 지난해 말 정부가 확정한 가중치를 살펴보면 태양광의 경우, 건축물을 이용한 태양광에 대해 1.5의 가중치를 부여하고 환경훼손 가능성이 낮은 23개 지목에 대해서는 1.0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환경훼손 가능성이 높은 논밭과 임야 등 5개 지목에 대해서는 0.7의 가중치를 부여해 환경훼손 가능성이 적은 지목에 우선적으로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태양광을 제외한 기타 신재생에너지원의 경우, 육상풍력을 1.0으로 정하고 연계거리 5㎞를 초과하는 해상풍력의 경우는 2.0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이외에도 연료전지(2.0), 방조제가 없는 조력발전(2.0), 목질계 바이오매스(1.5) 등의 가중치가 확정됐다.

 ◇본격 시행 1년 앞둔 올해는=정부는 RPS 제도시행을 위해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과 시행령·시행규칙을 각각 개정하고, 그 후속으로 RPS제도의 세부운영방안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관리 및 운영지침’을 지난해 12월 30일자로 제정·고시했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원 별 가중치를 확정하는 한편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를 RPS 공급인증기관으로 지정하고 제도 시행을 위한 기본작업을 마쳤다.

 RPS 공급인증기관은 RPS 대상설비여부 확인, 공급인증서 발급 및 등록 등을 위한 통합운영시스템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발전소 같은 공급의무자와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인 인증서 판매자 간 거래를 위한 시장 개설, 각 공급의무자의 이행여부에 대한 검증 및 시장관리를 위한 시스템과 각종 세부 운영규칙 제정 등의 세부설계 등을 담당하게 된다.

 제도운영을 위한 세부규칙인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 운영에 관한 규칙’은 발전소 등 공급의무자와 산업계 및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에 제정할 계획이다.

 지난 2년간 RPS 시범사업을 통해 발급된 공급인증서를 대상으로 올해 연말까지 모의운영을 통해 RPS 통합운영시스템에 대한 보완 및 제도 정비를 거친 후 내년부터 RPS제도를 본격 시행하게 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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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1일부터 RPS가 시행되면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된 전력을 사고파는 거대한 시장이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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