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훈 이시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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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이시스대표

“대구 소프트웨어(SW)산업, 그래도 많이 성장했죠. 섬유와 자동차부품 일색이던 대구산업구조속에서 SW산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7년 1월 SW산업의 의미조차 잘 몰랐던 당시 대구에서 창업해 무려 24년 동안 지역 기업들을 위한 정보화사업을 펼쳐온 이훈 이시스 대표. 그는 28일 “지난 세월 동안 그래도 쓰러지지 않고 기업을 이어온 것은 사람을 키웠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훈 대표는 제1기 벤처붐이 일었던 1990년대 후반보다 10여년이나 앞서 창업한 뒤 1997년 살얼음판과 같았던 IMF를 건너면서 국내 수많은 SW기업의 명멸을 지켜봐 왔다. 이에 최근 좌충우돌하고 있는 대구 SW산업의 나아갈 길에 대해 이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현재 대구에서 활동 중인 IT기업 중 이시스 만큼 오랜 역사와 한결같은 IT솔루션을 공급해온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당시 대구의 대표적인 IT기업이었던 한국정보시스템과 한미컴퓨터도 IMF를 맞으며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이시스 만큼은 꿋꿋하게 살아남아 최근 제2의 벤처붐을 준비하고 있다.

 “역사만 오래됐지 창업 당시 꿈꿨던 애플과 같은 기업으로의 성장을 이뤄내지 못한 것은 능력부족이겠죠. 그래도 주위에 나와 이시스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무너지지않고 버틸 수 있었다고 봅니다.”

 이훈 대표가 이끄는 이시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공기관, 대학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해 ERP, EKP, SCM 등 기업정보화솔루션에 대한 구축 컨설팅이 주력사업이다.

 사업초기에는 포항제철과 삼성, LG 등 대기업 중심으로 경영관리 SW를 개발해 구축해왔지만 지속성장과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지금은 중견 및 중소제조업을 주요 타킷으로 삼아 솔루션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이시스처럼 대구의 SW 업계도 대기업에 집중하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기업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분야가 모바일 업계입니다. 지역 SW 업계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독자생존할 수 있는 다양한 신사업분야를 개척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대표는 “대구의 SW산업이 한단계 성장하려면 해당 기업들이 전산시스템이나 공급하고, 프로그램이나 개발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곧 정보화를 위한 전문가 집단이라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SW의 역사와 함께한 이시스가 IMF와 벤처거품, 금융대란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하루 30만원씩도 아깝지 않게 투자했던 직원 재교육 즉 사람을 키웠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보화솔루션을 한번 공급하고 사라져버리는 IT기업들 속에서 24년이라는 역사는 기존 고객사들로 하여금 믿고 다시 찾게하는 보증수표역할을 했다”고 했다.

 대구의 유일한 IT벤처 1세대 이훈 대표는 이제부터 불어닥칠 제2의 벤처붐 환경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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