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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콘텐츠에 관련해선 두 가지의 큰 계기가 만들어졌다. 하나는 영화 ‘아바타’로 야기된 3D 입체영화이고, 또 다른 하나는 스마트폰 ‘아이폰’의 열풍이다.
‘아바타’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4년간 상상하고 기획해 만든 영화로, 전 세계 영화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처럼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사영화를 마치 애니메이션과 같이 만든 경우는 있었지만 실제 입체영상을 이용한 제작은 ‘아바타’가 처음이다.
카메론 감독은 공학도였기 때문에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었으며, 본인이 상상한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 기술력이 자신의 상상력 수준에 이를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도 가지고 있었다. 그로 인해 소비자가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고 자신이 만든 세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감독의 예상대로 관람객은 이 환상의 세계를 즐겼다. 그 결과 국내에서 할리우드 영화로는 처음으로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물론 해외에서도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영화로 랭크됐다.
이와 연관된 국내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할리우드에서 제작되고 있는 작품에 우리 기술은 사용되지 않는다. ‘아바타’가 그랬듯이 주로 뉴질랜드에서 제작된다. 혹자는 국내 기술이 뉴질랜드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말하지만 만일 동일한 조건이라면 우리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제임스 카메론과 같은 상상력이 풍부한 감독이 없기 때문에 기술이 뒤처져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도 할리우드와 초기부터 협력해 제작한다면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올해를 떠들썩하게 한 또 다른 하나는 스마트폰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한 ‘앱스토어’다. 전 세계 창의경제의 선두주자는 스티브 잡스다. 잡스가 만일 1980년대 말에 PC를 탄생시키지 않았다면 지금의 인터넷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개방이 아닌 폐쇄를 고집하다 애플컴퓨터는 어려워졌고, 잡스는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축출당한다. 그리고 픽사라는 그래픽 회사를 만들고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디즈니와 함께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와 같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성공했다. 그리고 다시 애플컴퓨터로 돌아가 회사명을 애플로 바꾼 후 아이팟과 아이튠스를 만들어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다.
애플은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음악을 디지털 음원으로 전환한 후 아이튠스에서 판매했고, 디자인과 음악콘텐츠로 아이팟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갔다. 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로까지 이어져 세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편으로는 아이튠스를 ‘앱스토어’라는 콘텐츠몰로 확장해 하드웨어 구매 고객이 그 몰에서 필요한 모든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애플은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했고, 그 결과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를 세계 모든 소비자에게 강하게 심으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제조업도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세계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에도 이야기의 옷을 입혀 브랜드 이미지도 높이면서 새로운 사업모델도 제시하는 것이다. 결국은 창의력의 싸움이다. 창의력을 키워 기술의 경쟁력, 제품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나라에 CCO(Chief of Cultural Officer)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영호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 yhc5329@kocc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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