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클린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커다란 기회이자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클린테크 리서치 기관인 미국 클린테크그룹 니컬러스 파커 회장은 지난 3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클린테크 분야에 대한 과도한 투자열기가 갑자기 식으면서 투자기업들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클린테크는 파커 회장이 2000년 클린테크그룹을 설립하며 만든 용어로 국내에서는 `청정 에너지 기술`로 번역된다. 구체적으로 태양광ㆍ수자원ㆍ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IT기술로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등과 같은 녹색산업 분야 첨단 기술을 일컫는다. 최근에는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과 같이 보다 폭넓은 개념으로 통용된다.
녹색성장산업에 특화한 국내 최초 벤처캐피털인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주최한 `글로벌 크린테크 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파커 회장은 "벤처캐피털 투자가 집중되는 소프트웨어, 바이오테크, 클린테크, 의료 등 4개 분야 가운데 클린테크는 올해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분야"라며 "지난 5년간 투자 규모는 무려 340억달러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클린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했다"며 "최근 클린테크에 대한 투자는 이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으로 다소 비정상적인 투자"라고 지적했다.
파커 회장은 "클린테크에 대한 투자가 기회인 동시에 리스크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필요한 만큼 자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클린테크 기업 도산율이 두 배에 달하는 등 투자기업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클린테크 시장 성장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파커 회장은 "클린테크 분야는 2020년까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해 세계적으로 4조달러(약 4500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며 "자원 고갈, 기후변화 등 지구적인 문제가 현실화하면서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시아에선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기업이 클린테크 분야에서 투자처를 적극 물색 중"이라며 "벤처기업에 대한 인수ㆍ합병(M&A)이 활성화하면서 염려했던 투자금액 부족은 기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파커 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녹색성장이란 기치를 내걸고 관ㆍ산ㆍ학이 연계해 클린테크 분야에 적극 뛰어든 매우 독특한 모델"이라며 "청계천 복원사업에 이어 4대강 개발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고 들었지만 클린테크 성장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시도"라고 강조했다. 파커 회장은 "한국은 LED, 태양광,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초고속 열차, 경수로, 조력,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수자원과 농업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매일경제 최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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