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컨트롤타워, 미래관리형 조직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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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9일 전격적으로 그룹 컨트롤타워를 복원하고, 김순택 신사업추진단 부회장을 이 조직의 수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빠꿔라”고 주문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언처럼 컨트롤타워라는 글자를 제외하고는 대대적 변화를 지시한 셈이다.

이에 따라 2년 4개월 만에 복원되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는 미래 관리형 조직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전자업계 일각에서는 ‘젊은 삼성’을 표방한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수장에서부터 구성원과 역할·기능까지 총체적으로 과거 전략기획실과 다른 색깔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 주도와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아니라 삼성의 내일을 준비하는 미래형 조직이다. 특히 올해 정기인사에서 사장 승진이 사실상 확정된 이재용 체제의 성공적 출범을 지원하는 데 업무의 포커스가 놓일 공산이 크다.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의 준비위원회 같은 성격이다.

이 같은 전망은 김순택 부회장이 과거 삼성SDI 사장 시절 유기발광다이오드 등 미래 먹을거리 발굴에 성공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 등 삼성 내 대표적 기획관리형 인사로 꼽히고 있는 데다 이건희 회장의 신임 또한 워낙 두텁기 때문이다. 삼성은 2008년 6월 전략기획실을 해체한 뒤 최소한의 인원으로 그룹의 기능을 유지해왔다. 주요 의사결정은 공식적으로는 삼성사장단협의회를 통해 이뤄져 왔다.

복원되는 컨트롤타워의 기능과 역할은 ‘영삼성’을 위한 체질개선과 100년 기업 삼성을 향한 차세대 먹을거리 발굴에 맞춰질 전망이다. 삼성은 이를 위해 2년여 만에 부활하는 조직에서 일할 임직원들에 대한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컨트롤타워에는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에서 김 부회장과 호흡을 맞췄던 임원들 상당수가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한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 출현에 앞서, 이재용 부사장과 함께 앞으로 삼성호를 이끌어 갈 인재들이 컨트롤타워호에 승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 등 그 동안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던 헬스케어 및 친환경 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5월 태양전지·자동차용전지·LED·바이오 제약·의료기기 5개 분야를 신수종사업으로 키워 2020년 이 분야에서만 매출 5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일 김순택 부회장을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새로운 조직의 책임자에 임명했다. 또 이학수 상임고문은 삼성물산 주택건설부문 고문으로, 김인주 상담역은 삼성카드 고문으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 특검으로 물러났던 두 임원에 대한 일종의 명예 회복성 배려 인사로 풀이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