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세계를 놀라게 한 최고의 인구주택 인터넷 조사 참여율

Photo Image

올해는 인구센서스의 해라고 할 만큼, 5년마다 실시되는 센서스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11월 1일 기준시점으로 현재 대한민국 영토 내에 상주하는 모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1888만가구에 대해 인구만이 아니라 가구, 주택을 포함하여 전수조사하며, 전국단위 조사인 만큼 그 규모도 엄청나다. 담당 인력도 공무원 6000명, 조사원 11만명 등에 달하고, 조사항목도 50개로 많은 편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가구형태, 주거문화의 급격한 변화를 볼 때 정확한 인구주택총조사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다문화, 저출산, 고령화, 다양한 주거형태 등의 사회적 문제를 있는 그대로 정확히 파악하고 가장 효과적인 정책적 대응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기초자료를 구하는 것이 인구주택총조사다.

우리나라는 최근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낮에 집을 비우는 가구가 급격히 많아지고, 또 사생활 보호에 대한 의식이 강화됨에 따라 방문조사만으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방문조사에 앞서 인터넷 조사를 실시하여 총가구 중에서 30%까지를 인터넷 조사로 할 것이라고 통계청은 발표했다. 인터넷 조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적극적으로 권장할 만한 조사 방식이다.

첫째,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망 등, 세계 최고수준의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인터넷 조사를 실시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가구의 77%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어 인터넷 보급률에서 세계 최고 위치에 있다. 둘째, 일반적으로 통계조사에서 인터넷 조사의 정확성이 방문면접 조사나 전화조사보다도 더 높다. 셋째로, 인터넷 조사가 방문조사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처럼 인터넷 조사는 정확성, 편리성, 저렴성 등에서 유리하지만 국제적으로 인터넷 인구조사를 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미국 같은 경우 광활한 영토에 인구밀도가 낮아 인터넷 조사가 효과적이지만 충분한 IT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본격적으로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인터넷 조사의 참여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캐나다로 18.5%를 기록했고, 다음으로 싱가포르 15.0%, 노르웨이 9.9%, 호주 9.0%, 뉴질랜드 7.0% 등이다.

지난 11월 1일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참으로 놀랍게도 인터넷 조사 참여율이 전국 평균 36.6%로 집계되었다. 이에 고무되어 통계청에서는 인터넷 조사기간을 일주일 연기하여 11월 7일까지 하기로 했다. 11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인터넷 조사와 방문면접조사가 병행되는 셈이다.

11월 7일에 인터넷 조사가 완료되었고, 전국에서 836만가구가 참여하여 참여율 44.2%를 기록하였다. 이는 종래의 2006년의 캐나다 기록인 18.5%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184억원 정도의 예산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대단한 기록으로 말미암아 인터넷 통계조사의 측면에서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인터넷 조사는 전국 단위의 인구조사에 IT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활용하여 성공한 모델이 될 것이 확실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IT를 활용한 통계시스템을 배우고자 하는 개발도상국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몽골에서는 통계시스템 구축 작업을 의뢰하였고,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에서는 국가통계 컨설팅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이번 인구조사는 우리나라가 IT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통계 선진국으로 우뚝 서는 계기를 마련한 인구조사로 기록될 것이다.

박성현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 parksh@nrf.re.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