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모바일USA와 스프린트넥스텔이 미국 이동통신시장에 `4세대(G)`라는 혼란의 씨를 흩뿌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현지시각) 지적했다.
미국 소비자는 최신 3G 이동통신기술로 정확히 뭘 할 수 있을지 몰라 여전히 머리를 긁적이는데, 두 사업자가 수십억달러를 들여가며 더 빠른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내놓아 혼란스럽게 했다는 것.
실제로 양키그룹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약 1200명 가운데 절반 이상(57%)이 `3G`라는 단어조차 아예 들어보지 못했거나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또 4G에 관해 함께 물었더니 혼란 정도가 68%로 높아졌다.
소비자를 혼돈에 빠뜨린 광고용 새 특수 단어 `4G`에는 `슈퍼 패스트(super fast)`라는 수식이 `속도(speeds)` 앞에 서슴없이 붙었다. 용량이 큰 데이터나 동영상을 `한 방`에 내려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소비자는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전언이다.
소비자 혼란은 `어느 정도(속도 등)를 4G 이동통신으로 취급할지`를 두고 사업자마다 제 논에 물을 대는 격으로부터 비롯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미국에서 `4G`라고 주장하는 어떤 이동통신서비스도 질적으로 만족할 만한 속도를 구현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T모바일USA는 지난 2일부터 “미국에서 `가장 큰` 4G 네트워크”라며 떠들썩한 광고를 시작했다. 지난 3월에 “미국에서 `가장 빠른` 3G 네트워크”를 내세웠던 회사가 불과 8개월여만에 `가장 큰 4G`를 자랑하는 것이다.
지난 2년여간 마치 복음을 전파하듯 4G의 편익을 광고한 스프린트넥스텔도 얌전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던 모양이다. 광고를 통해 “당신을 (스프린트의) `첫 4G 네트워크`로 개종시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맷 카터 스프린트 4G사업부문장은 T모바일 광고를 두고 “3G에 가면을 씌워 4G라고 속인다”고 폄훼했다. 리드 워커 T모바일USA 대변인은 “소비자가 어디서든 (스프린트의) `와이맥스(WiMAX)` 네트워크 정도의 속도를 기대한다면, 우리가 곧바로 그 속도를 추월해주겠다”고 응수했다.
T모바일 쪽은 “`고속패킷접속(HSPA)+` 망을 이용해 데이터를 내려 받는 속도가 초당 5~8메가비트를 구현한다”고 주장했다. 스프린트의 초당 3~6메가비트짜리 `와이맥스`보다 두 배 가까이 빠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와 월스트리트저널은 냉철했다. 지난달 21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오로지 `롱텀에벌루션(LTE)-어드밴스트`와 `와이맥스 2`가 4G 이동통신기술이라고 발표했는데, 기본 조건이 `이동하면서 데이터를 내려 받는 속도가 초당 100메가비트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새 이동통신망은 모두 이 기준에 닿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미국 제1 이동통신사업자 버라이즌와이어리스는 올해 말까지 LTE로 38개 지역에 새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4G`로 분류하는 것을 거부했다. 제2 사업자 AT&T도 내년에 LTE로 망 전이를 시작하되 `4G`로 부르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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