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룩스 "대우일렉 가격 더 주겠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가 24일 가격을 더 올려주겠다며 강한 인수 의사를 피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채권단은 중동 최대의 가전제품 제조그룹인 엔텍합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차순위 협상대상자가 값을 더 쳐주겠다며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렉트로룩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요나스 사무엘슨(Jonas Samuelson)은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대우일렉 인수와 관련해 “처음에 제시한 가격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일렉트로룩스는 최근 채권단 측에 대우일렉 인수 가격으로 당초 제시한 6000억원보다 많은 63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로룩스는 지난 4월 대우일렉 인수 가격으로 6000억원을 제시해 6050억원을 써낸 엔텍합에 밀려 차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채권단 측에 지속적으로 대우일렉 인수에 대한 의지를 표명해왔다.

사무엘슨은 “건전하고 튼튼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자체 유동성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자금 마련에 대한 불확실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사 등을 거쳐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에 대해 “만약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이 무산돼 우리와 협상을 하게 된다면 실사 후 검토를 통해 일정 정도 가격을 조정할 수 있지만 조정폭은 말할 수 없다”며 “양해각서(MOU)에 따라 정해진 한도 내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수 후 조건에 대해서는 “대우 브랜드를 사용할 계획이며 고용승계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면서 한국에서 대우일렉의 사업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우일렉은 한국 내수시장과 동남아시아, 중남미, 중동지역에서 사업 확대를 위한 튼튼한 기반(플랫폼)을 갖추게 될 것”이며 “현재 대우일렉 매출의 상당한 양을 차지하고 있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 부분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대우일렉을 인수한 후 증시 상장 등의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채권단은 현재 진행 중인 엔텍합그룹과의 대우일렉 M&A 협상을 추진하면서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주께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내주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대우일렉 매각안건을 상정해 가결되면 엔텍합과 본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엔텍합 측은 “중동 및 아프리카지역에 대해 2013년까지 시장점유율 10% 확대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실행할 계획이며 인수 후 모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대우 브랜드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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