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존재이유는 `영리 추구`다. 즉 기업은 주주를 위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의무가 있다. 때문에 기업이 사회에 좋은 일을 해야 하는 책임은 공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비즈니스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뿐이다. 수익을 늘리기 위한 활동에 자원을 이용하되 게임의 규칙에 충실하는 것이다.”
자유로운 시장경쟁을 강조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말이다. 이는 자유로운 경쟁시장에서 더욱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야 말로 비즈니스가 사회에 줄 수 있는 혜택이라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밀턴 프리드먼에게 최근 선진국의 거대기업들이 착한기업이 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기업의 윤리를 벗어난 행태로 보일 것이다. GE와 석유기업 BP는 환경보호 운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월마트와 시스코는 정보격차를 좁히기 위해 오랫동안 개발도상국에 정보기술 교육을 제공해 왔다.
또 당장 수익 감소가 예상되고 부의 세습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임에도 불구하고 탄소세 도입을 찬성하고 상속세 철폐에 반대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업은 친절자본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라 부를 수 있겠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행동이 회사의 자산이 된 것이다.
친절자본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생산성이 향상되고 최고수준의 인재를 더 쉽게 유치할 수 있다. 대학 졸업생들은 점점 더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공헌하는 기업에서 일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또 친절한 기업은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연구개발(R&D) 즉 미래에 대한 투자로 인식하고 운영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회사가 무너지는 상황까지 가지 않는 한 R&D 부문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회공헌 활동 역시 R&D처럼 장기적인 이익에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쉽게 포기할 일이 아니다.
훌륭한 명성과 평판은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잃기는 쉬워도 다시 회복하기는 어렵다. 우리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거대한 이슈의 위험과 기회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의 리더들은 사회적 의식의 부족을 넘어 회사경영에 있어 무모한 실책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권상희 경제과학팀장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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