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통신 번들 판매 장벽 모두 걷어냈다

Photo Image
오프컴의 통신상품 가격비교사이트 인증 표식

영국 정부가 통신사업자의 번들(bundle·묶음) 판매 장벽을 모두 걷어냈다. 브리티시텔레콤(BT)이나 KCOM처럼 시장을 지배하는 통신사업자의 번들 판매 제한을 풀어 경쟁 활성화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읽혔다. 특히 규제 당국이 통신사업자 간 번들상품 가격을 직접 비교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인증한 뒤 이를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가격 인하를 유도하려는 정책 의지를 내보였다.

8일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컴(Ofcom)에 따르면 헐(Hull) 지역 통신시장을 지배하는 KCOM그룹 KC의 번들 판매가 곧 허용된다.

그동안 헐 지역은 KCOM의 유선전화와 인터넷이 `상당한 시장 영향력`을 가진 나머지 번들 판매가 제한됐다. 오프컴은 헐 지역 주민도 다른 지방의 통신상품 선택권과 편익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 이 같은 제한을 풀기로 했다.

오프컴은 이에 앞선 지난해 9월 BT의 인터넷·전화 번들 판매 제한도 풀었다. KCOM의 KC도 앞으로 인터넷과 유선전화는 물론이고 다른 서비스까지 한 꾸러미로 묶어 판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프컴은 KOCM의 KC로 하여금 인터넷 홈페이지에 번들상품 가격을 게시하게 했다. 또 공인 `번들 가격 비교` 사이트인 △브로드밴드초이시스(www.broadbandchoices.co.uk) △심플리파이디지털(www.simplifydigital.co.uk) △빌모니터(www.billmonitor.com)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세 사이트는 영국 내 모든 통신상품 가격을 정확하고 포괄적으로 비교(계산)한다. 오프컴은 엄격한 회계감사를 통해 세 사이트의 공정한 가격비교를 보장한다.

오프컴의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영국 통신 소비자의 44%가 통신 번들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5년 1분기(29%)보다 15%포인트(P) 늘었다. 현명한 번들 구매로 1년에 140파운드(약 25만9000원)나 절약한 소비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오프컴은 “한 사업자가 제공하는 상품을 번들로 구매하는 게 꼭 이상적인 구매 행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럴 경우 오랫동안 한 사업자의 상품을 이용할 것을 약정해야 하고, 이용자의 필요에 맞춘 상품을 구매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번들상품을 선택하기 전에 “당신의 필요에 얼마나 가까운지 살펴보라”고 알렸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