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폭염(暴炎)

장마가 지나가고 본격적인 `폭염(暴炎)`이 몰려왔다.

폭염은 매우 심한 더위를 뜻하는 한자어다. 낮 최고기온이 32~33도 이상인 경우가 2일 가량 지속될 때 기상청은 폭염 주의보를 내리고 35도 이상인 경우에는 폭염 경보를 낸다. 동의어로는 `폭서` `불볕더위` 등이다. 통상 `찜통더위`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최근 스마트폰 업계에도 폭염 경보가 내렸다. 예년 같으면 휴대폰 시장의 비수기인 휴가철에 돌입했으나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계속 열기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유명 제품은 출시 여부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으며 이에 맞춰 국내 제조사들도 매주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도 잇따른 스마트폰 출시는 물론 해변 와이파이 경쟁, 무제한 데이터, 새로운 통합요금제 등을 앞 다퉈 내세우는 등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폭염과 함께 나타나는 기상현상은 `열대야(熱帶夜)`다. 밤의 옥외 기온이 25도 이상인 더운 밤을 뜻하는 것으로 지면이 낮에 품었던 뜨거운 열기를 밤중에 토해내면서 나타난다.

폭염, 열대야의 동반자는 `짜증`이다. 스마트폰 시장도 `짜증` 일색이다. 해외 유명 제품의 출시가 늦어져서 짜증, 그 이유가 분명치 않아 짜증, 신제품 성능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짜증, 대한민국 스마트폰 시장은 짜증 투성이다.

기업은 기업들대로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경쟁사 서비스에 대한 비방도 나왔다. 이통사와 제조사 간 불편한 관계도 여과 없이 드러났다. 2분기 실적 악화를 발표한 제조사도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목청껏 스마트폰 시장 개화로 가져올 장밋빛 미래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시장에서 우리 기업은 아직까지 짜증스러운 더위에 허덕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은 이제 막 출발선을 나섰다. 다소 출발이 늦었다고, 경기장이 후텁지근하다고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시원한 팥빙수를 시켜놓고 긴 여정을 준비하는 여유가 필요한 때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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