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친환경 기술로 주목되는 `가상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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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국내외에서 개봉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비록 컴퓨터가 지배하는 암울한 세상의 단면을 표현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야말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결과물을 비교적 잘 표현하고 있다.

가상현실 기술을 잘 활용하면 가상의 세계에서 모의생산 및 제조, 모의전투, 가상의료 훈련, 원격 실감만남 등을 통해 실제 상황연출시 동반되는 각종 에너지 소비, 환경오염 등 각종 경제·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10억원 투입 시 고용유발계수가 13.9명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현재는 교육과 훈련 분야에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향후 국방, 의료 및 타 산업분야에까지 널리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한 워 게임 시뮬레이션이나 모의 전술훈련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의료분야에서는 간호사의 주사놓기 훈련부터 복잡한 복강내시경 수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특히 시간적, 공간적 제약 없이 현실에서 재현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위험하고 많은 자원이 소요되는 작업을 가상공간에서 가능하게 함으로 친환경 그린IT의 대표기술로 인정받고 있으며, IT분야의 모든 기술을 망라하고 있으므로 유관분야의 산업발전 유발효과가 매우 높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상공간 구축 및 다자참여형 가상현실 시스템, 인터페이스 장치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테이블톱(table-top) 인터랙션·디스플레이 장치인 `Surface`의 개념을 넘어 구형 멀티터치 시스템인 `Sphere`를 출시했다. 월트디즈니는 테마파크 어트랙션에 하이테크 기술을 접목해 4D 체험관 기술을 개발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세계 최고수준의 가상현실 운전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수년전부터 가상현실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중장기 기술로드맵을 설정하고 꾸준히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체험형 모바일 혼합현실 기술은 모바일 단말기 상에서 카메라의 실제 영상에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상 객체를 합성한 혼합현실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로서 모바일 단말 상에서 상호작용하며 체험할 수 있는 혼합현실 콘텐츠를 제작·운영·서비스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 제작기술을 포함한다.


다중실감 공간구현기술은 기존 테마파크에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기술과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 등을 접목하여 하이테크 가상현실 테마파크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산업 적용형 가상현실 기술은 전 산업 분야에 IT를 접목하여 제품 생산 공정 전반에 가상 제작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품의 시장 출시 기간의 단축, 개발비용의 획기적 절감으로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환경 친화형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가상현실 기술은 사람이 원하는 고도의 몰입감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를 보인다. 가상현실은 단순히 고품질의 영상이나 음향을 생성하는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인지기능 및 심리학적인 측면, 감성인식 및 표현의 문제까지 다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분야의 기술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한다면 좀 더 현실에 가까운 실감형 콘텐츠들을 생성해 낼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어 완벽한 몰임감을 얻을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이러한 기술이 부정한 목적으로 악용되거나 매트릭스에서처럼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도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신병석 인하대학교 컴퓨터정보공학부 교수 bsshin@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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