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의 허허벌판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떴다.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 공장을 가리켜 "우리들의 미래"라고 치켜세웠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오바마의 깜짝 행보가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 실적에 직접 도움을 줄지는 아직 모르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린다.
김승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정부가 전기차 지원사업에 24억달러, 특히 자동차 전지 메이커에 1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 중 10%인 1억5000만달러를 LG화학에 현금으로 지원했다"며 "이는 2015년까지 미국 내 100만대 전기차 공급 프로젝트의 중심에 LG화학이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연구원은 "LG화학은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이 13.3배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이익이 실현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가그래프가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이 미국 자동차 빅3 중 두 곳인 포드와 GM에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인데 미국의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고용증대가 가장 근본적 해결 방안인데 자동차산업의 고용효과가 가장 크다는 사실은 오바마의 최근 행보를 풀어내는 주된 요인이다.
미국의 그린카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은 다른 국가의 전기차 정책에도 작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럴 경우 BMW 등에 배터리를 독점공급하는 SB리모티브의 모회사 삼성SDI의 수혜도 더욱 커질 수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를 직접 만들어 파는 대형사들 성장은 국내 배터리 소재업체들의 실적과 주가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는 대부분 일본 등 국외에서 들여오고 있어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는 중견기업들이 큰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OCI머티리얼즈(옛 소디프신조재)는 현재 음극활물질을 생산해 일부 납품하고 있고, 테크노세미켐도 2차전지 전해액을 배터리 업체에 공급 중이다.
하지만 양극활물질은 아직 실제 납품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엘앤에프는 노트북 등 중소형 전지에 들어가는 리튬코발트망간산화 양극활물질을 생산하고 있으며 자동차용은 현재 개발 중이다. 휘닉스피디이는 자동차용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코발트산화 양극활물질을 개발해 월 100t 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했지만 실제 납품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하지만 중견 소재업체들 실적은 배터리 업체들의 아웃소싱 전략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품질관리를 위해 핵심 소재를 직접 생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LG화학은 자동차 배터리 소재에서 그동안 자가 생산을 최우선으로 놓고 사업을 꾸려왔다"며 "품질관리를 위해 초반에는 일부 보조생산을 제외하고 아웃소싱 비중을 최대한 낮추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이 있는 배터리 소재 업체는 지분을 섞거나 인수ㆍ합병(M&A)이 이뤄지지 않고는 대형 수주를 따기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LG화학 공장을 방문한 이후 19일 전기차 관련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사자인 LG화학은 0.31%(1000원) 오르면서 8일째 상승세를 보였다.
[매일경제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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