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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과감해질까.’
벤처 거품이 꺼진 후 벤처캐피털업계는 ‘펀드 결성을 위한 자금 확보’와 ‘인재 유치’ 두 가지 큰 고충을 겪었다.
펀딩은 최근 수년 정부 주도로 크게 해소됐으나 우수 심사역을 구하는 것은 여전히 골치다. 벤처캐피털 특성상 규모가 작고, 투자 대상인 벤처기업의 재무 상태뿐만 아니라 기술을 명확히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잠재 심사역에게 큰 부담이다. 이 때문에 투자 성공시 적지 않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학도가 쉽게 지원하지 않는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심사역 평균 연령은 42세로 대부분 2000년 전후 벤처 붐 시대부터 활동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모태펀드를 관리집행하는 한국벤처투자가 업계의 구인난 해소를 위해 신규 벤처캐피털리스트 양성과정을 운영해 관심이다. 지난달 개설해 11월 초까지 6개월간 운영하는 과정에 적잖은 인재가 참여했다. 35명이 신청해 최종 18명을 뽑았는데 KAIST(석·박사 포함) 5명, 포항공대 2명, 서울대 3명 등 대부분 뛰어난 학력에 경력은 삼성전자·KT·HP·NHN 등 상당수가 굴지의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거쳤다.
서울대 재료공학과 졸업 후 디스플레이 분야 벤처기업과 외국계 IT업체에 종사하다 이번 과정을 위해 퇴사한 정경인(30)씨는 심사역 업무에 대해 기대감을 보였다.
정씨는 “처음 이 분야에 진출한다고 하자 주변에서 우려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교육을 받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무엇보다 투자한 중소벤처기업이 성공한다면 상당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굴지의 IT벤처에서 엔지니어와 사업개발을 담당했던 박영호(32)씨도 “한 분야에만 몰입하는 엔지니어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심사역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지금 심사역들은 안정적인 곳에 투자를 많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우수 초기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균 연령 32세인 이들 젊은 예비 심사역이 벤처캐피털업계에 진출시, 초기 벤처기업 투자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과거 투자 실패 경험으로 과감한 투자에 인색한 벤처캐피털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의 창업 주도 벤처산업 활성화 정책과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김형기 한국벤처투자 사장은 “신규 벤처캐피털리스트를 양성해 업계에 공급한다는 취지를 넘어 벤처캐피털업계의 질적인 성장과 더불어 벤처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