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전문가, 거침없는 영역 확장

제조, 법률, 회계법인 등서 잇단 러브콜

석·박사급 정보보호 전문 인력들이 제조·법률·회계 등 다양한 업종에 눈에 띄게 진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법무법인 김앤장·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등 기업이 정보 보호 전문가를 잇달아 채용하는 등 전통적인 IT 보안 업종을 뛰어넘어 다양한 업종에서 정보 보호 전문 인력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정보보호 전문 인력의 사회 진출 무대가 넓어진 것은 IT 보안이 다뤄야 할 영역 역시 더욱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IT보안 기술 개발을 위해 정보보호 대학원 출신 인재를 연구원으로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면 늘수록 그만큼 악성코드 유포나 해킹 등 사이버 위협도 함께 증가, 스마트폰 제품 경쟁력 제고를 위해 IT 보안 기술 개발을 전담할 인물이 필요해서다. 더욱이 스마트폰에는 많은 개인정보 및 기업 기밀 사항을 담을 수 있어 스마트폰에서 IT보안 기술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법무·회계법인도 디지털 포렌식 등 정보보호 전문가 채용에 적극 나섰다. 국내 최대 규모 법무법인 김앤장은 최근 고대 정보보호 대학원 출신 4명을 영입해 디지털포렌식팀을 신설했다. 이는 사이버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재판 과정에서 컴퓨터나 휴대폰 등에 남긴 디지털 증거물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증가, 이에 대한 수집·분석 업무를 전담하는 정보보호 전문 인력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도 얼마 전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를 채용했다. 과거와 달리 전자 회계시스템이 정착함에 따라 회계부정 조사에도 디지털포렌식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이상진 고려대 디지털포렌식연구센터 센터장은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는 삭제한 데이터를 복구하고 그 중 의미 있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검색하는 데 전문성이 있다”면서 “각종 민·형사 소송이나 회계부정 사건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정보보호전문가의 활발한 사 회진출이 보안산업 및 학문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석사 과정을 만든 지 이제 3학기밖에 되지 않았는데 법무·회계 등에서 전문가 채용에 대한 문의를 해오고 있다”며 “정보보호 전문가 인력 수요가 여러 분야에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종인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은 “정보보호 전문가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IT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상은 IT 보안이 전통적인 기술영역을 벗어나 다양한 산업과 결합하는 ‘융합보안’시대에 진입한 것”이라며 “보안이 서비스로서의 보안(Security as Service) 개념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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