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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과북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몇 가지 일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이명박 대통령의 상하이 방문이다. 지난 4월 30일 상하이 엑스포 참관차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중국 후진타오 주석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중 동반자 관계는 우리에게 매우 의미있는 일이고, 우리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만큼 중국도 우리를 생각하고 있는 듯한 생각을 가지게 한 방문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방중 이후 바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 5월 3일부터 7일까지 육로를 통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후진타오와의 면담은 물론이고 중국 공산당 서열1위부터 9위권에 있는 인사들과 만찬을 함께하는 등 전통적인 조중 우호관계를 재확인했다. 중국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예우도 최고 수준이었다는 이야기가 있고 보면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사전에 우리에게 통보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유감표명과 함께 강도 높은 중국 비판에 들어갔고, 이에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양측은 그 이후 서로 수습국면으로 들어갔다. 이러한 해프닝은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를 너무 일방적인 우리 기준에서 판단한 결과라 생각한다. 중국은 아직 우리보다 북한과의 관계가 더 밀접하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100% 북한의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공부를 하였기 때문에 친북 정서를 가지고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중국과의 관계는 혈맹의 관계로 시작되었다. 한국전쟁의 경험을 겪었고, 현재 북한의 대외 무역에서도 중국과의 교역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대북한 원조도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에 비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이러한 관계들이 꾸준히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특별히 부각되거나 하지 않았을 뿐이지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항상 돈독하게 진행되어 왔던 것이다. 여기에 정치적 환경을 하나더 추가하자면,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는 것이 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6자 회담이다. 중국은 6자 회담의 의장국으로서 북한과 서방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역할은 북한이 대외적으로 많은 마찰을 일으킬 때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국제사회에서 외교란 결국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을 만들기도 하고 동지를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실리적인 측면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근간에는 국제사회의 정확한 흐름,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국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독도문제나,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보면, 우리가 외교를 외교적 차원이 아니라 국내 여론 환경 조성을 위한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지게 된다. 이것은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한 나라의 경제력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직결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외교적 능력 또한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된다. 우리가 진정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서 인정을 받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실체에 대한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다시금 되짚어 보고 다시는 이러한 외교적 빈약함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겠다.
유완영 유니코텍코리아 회장 jamesu6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