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에 따른 대북제재 방침 등이 발표되고 북한이 이에 대해 강경대응 반응을 보이면서 고조된 한반도의 긴장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소용돌이가 될 전망이다.
남북한간 강경 대응 성명이 각국의 언론을 장식하면서 아시아 주가가 뚝 떨어지더니 25일에는 유럽과 미국 증시가 큰 타격을 받고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의 불안감은 확산되고 외환시장도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남부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시장의 취약성을 한껏 높여놓은 가운데 천안함 사고 이후의 한반도 정세가 세계 시장에서 핫 이슈로 등장할 조짐이다.
◇뉴욕증시 급락 주요원인이 한반도=25일 오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개장하자마자 10,000선이 깨지더니 이후 낙폭을 확대해 전날 종가 보다 2% 가량 내린 9,860 포인트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2% 안팎 내린 선에서 거래되고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2.7% 하락한 수준이다.
뉴욕 주식시장을 시시각각 조명하는 각 언론 매체에도 ’북한’ 또는 ’한반도’라는 단어가 일제히 등장, 이날 주가 급락에 한반도의 긴장고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마켓워치는 “김정일이 북한 군에 전투 태세 돌입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정치적 긴장은 다국적 조사팀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직후 고조돼 왔다”고 전했다. AP도 이날 주가 급락소식을 전하면서 “세계경제에 대한 실망과 남북한간의 긴장 고조로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방송 CNBC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와 한반도의 혼란이 다우지수 10,000선을 무너뜨리고 시장의 불안정성을 증폭시켰다”고 평가했다. CNN도 주식시황을 전하면서 그 원인으로 남북한간의 긴장과 유럽발(發) 채무위기를 지목했으며 NBC방송도 아침시간대 간판프로그램인 ‘뉴데이쇼’ 뉴스시간을 통해 25일 아시아 증시가 크게 떨어진 것은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의 위협으로 인해 증대되고 있는 긴장상황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이날 뉴욕의 주가 급락에는 스페인 정부의 카하수르 은행 국유화 방침과 미국 대도시 지역의 3월 주택가격 하락 등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 시장도 급락=최근 글로벌 시장 약세의 진원지인 유럽 시장은 이날도 스페인발 우려가 고조되면서 리보 금리가 10개월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주가지수는 전일보다 2.08% 하락한 4,963 선을 기록해 5,000선이 무너졌고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주가지수도 전일 대비 2.74% 하락한 3,336 포인트 선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30 주가지수도 2.2% 하락한 5,677포인트 선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 시장은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남유럽 국가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하면 유럽 은행권의 복잡한 상호대출 구조 때문에 전 유럽이 금융위기에 빠지고 이는 다시 전세계로 확산돼 경기회복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불안의 핵심에 있는 금융주와 경제회복 둔화에 따른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자원주가 유럽 증시의 급락세를 이끌고 있다.
잠시 회복되는 듯 하던 유로화는 이번주 들어 다시 내리막에 들어서 4년 만의 최저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분발해야 할 유럽은 그러나 각국의 재정난 때문에 ‘긴축’ 정책이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돼 세계 경기회복의 기조를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취약한 금융시장에 날아든 ’리스크’=미국과 유럽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른바 ‘불안지수’로 불리는 VIX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37분 현재 40.50을 기록해 전날보다 5.7%나 급등했고 유럽의 VStoxx 지수도 6.2%나 치솟았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럽발 재정위기로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1년 반 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찾아온 금융위기를 추스르기도 전에 유럽 각국의 디폴트 선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안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기가 견조한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각국이 경기회복의 움직임을 나타내다가도 조금만 불안한 요인이 터지면 휘청거려왔다.
급기야 이달 7일에는 다우지수가 장중에 10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는 패닉 현상을 보였고 이후에도 시장은 출렁임을 계속하는 롤러코스터 양상이 지속됐다.
이 와중에 나온 한반도의 ’긴장’ 소식은 충분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경제상황만 갖고도 불안정한 세계 금융시장에 북한 특유의 강경한 대응성명이 잇따라 나오면서 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경험에서 보듯 북한 관련 이슈는 시장에서 그리 지속성이 길지 않다는 점에서 조기에 진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우선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은 천안함 사태 영향이 시중 불안을 가중시켰지만 경제 주체들의 막연한 불안심리도 많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시장 불안에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26일 오전에는 경제금융 합동대책반 회의가 열려 금융시장과 실물분야의 대처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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