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지뢰밭` 증시…감춰진 호재는?

국내 증시가 잇단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중국 긴축우려, 미국 금융규제, 천안함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돌아가며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악재가 늘어날수록 역설적으로 호재도 하나씩 늘고 있다.

당장은 부정적 요인이 강하게 인식되면서 호재가 설 자리를 잃은 형국이지만 대외 악재들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긍정적 재료들이 본격적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남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출구전략 우려를 털어낸 점은 호재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출구전략 논쟁이 이어졌지만 남유럽발 위기가 급부상하면서 논의가 사실상 보류된 상황이다.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긴축정책에 나선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더블딥’ 우려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김일구 채권분석부장은 “유럽이 긴축에 들어가고 미국도 하반기 세금인상 이슈가 있어 유럽과 미국 모두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었다”고 전했다.

증시 전문가들이 꼽는 또다른 호재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다. 기업의 성장성·수익성이 높아지거나 반대로 주가가 내려가면 투자 매력은 커진다. 국내기업은 2분기에도 실적호조가 예상되는 반면 코스피지수는 유럽발 충격에 급락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지수 1,600선에서 주가이익비율은 9.0배로 2008년 ’리먼 사태’ 당시 7.4배를 제외하면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모멘텀이 다소 둔화하면서 수요가 감소할 수 있지만 국내 IT.자동차 업체의 경쟁력이 탄탄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더블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6~7월 실적시즌과 맞물려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점도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환율이 1,100원 선으로 급락하면서 대표 수출기업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지난 24일 환율은 1,214.50원에 마감했다. 연저점인 지난달 26일 1,104.1원과 비교하면 110원 뛰었다. 재정위기에 따른 유로화 약세, 남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부정적인 요인들을 반영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수출주(株) 2분기 실적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배럴당 80달러를 웃돌았던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효과 등으로 수출주의 2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좋을 수 있다”며 “재정위기 등 시장 전반적인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이들 호재가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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