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솔루션으로 금융사기꾼 가려내 월가 투명성 높여

미국 뉴욕의 한 투자은행에 근무하는 브라이언 콜린스 씨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다양한 업계 경영자들을 만난다. 그는 업계 경영자가 회사나 자신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털어놓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때 콜린스 씨가 활용하는 비장의 카드가 금융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한 `실체 정보분석(Entity Analytics)` 서비스다. 실제로 글로벌 IT 기업들은 금융과 IT를 결합한 여러 가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새로운 IT 트렌드의 소비도시답게 뉴욕 금융권은 스마트폰을 접목한 업무 생산성 향상과 IT 융합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뉴욕 소재 IT 전문가들은 귀띔한다.

실체 정보분석에는 금융 거래에서 사기 경력이 있는 사람의 이름, 주소, 휴대폰 번호, 집 전화번호, 세금등록번호(Tax ID), 운전면허증 번호가 표시된다. 금융사기 범죄자의 다양한 인간관계를 파악하고 수집하기 위해서다. 첨단 IT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유용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수십 개 카지노들이 연합해 실체 정보분석 솔루션을 도입했다. 카드 위조 범죄를 사전에 막기 위한 차원이다. 보험회사들도 실체 정보분석을 활용해 수백만 건에 이르는 보험 청구건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고 사기성 짙은 보험청구건을 가려낼 수 있다.

미국 뉴욕주 소머스에 위치한 IBM 본사. 이곳에서 만난 롭 애시 IBM 소프트웨어그룹 사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리스크 관리가 고객 관리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다"면서 "금융 분야에 컨버전스 IT를 접목해 똑똑한 금융시스템을 만들면 규제당국, 은행, 투자가, 기업의 리스크를 모두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IBM은 정보분석 솔루션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지난 5년간 120억달러 이상 투자했다. 정보 취합, 분석, 예측까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정보분석 솔루션은 금융 서비스는 물론 헬스케어, 유통, 치안, 교통, 자원관리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된다.

금융과 IT의 결합 사례는 또 있다. IBM은 지난해 6월 `코브라` 소프트웨어를 새롭게 선보였다. 코브라는 자동 컴퓨팅, 업무량 관리, 분기별 금융 결산보고서 작성 등 금융회사가 핵심적으로 수행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데이터 압축률도 극대화해 금융회사들이 비용을 최대 75%까지 줄이도록 돕는다. 이미 상당수 글로벌 금융회사가 국제회계기준(IFRS) 시스템 구축에 코브라를 도입했으며 뉴욕주 호손에 위치한 IBM 인더스트리솔루션랩(ISL)에서 실제 체험이 가능하다.

한국인으로 IBM 고위직에 오른 안재환 부사장은 "기업이 실제 거둬들인 수익이 공시 보고서 숫자나 내부보고용 숫자와 차이점이 있는지 알려주는 `비구조화 금융서비스`도 재작년 금융위기 이후 수요가 높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특별취재팀=김성회 산업부 부장 / 황인혁 모바일부 기자(독일 뮌헨) / 손재권 기자(스웨덴 스톡홀름) / 황시영 기자(미국 뉴욕) / 홍장원 기자(뉴질랜드 웰링턴ㆍ남아공 요하네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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