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지금 왜 ‘소통디자이너’ 인가

Photo Image

 우리는 조선시대 유교사회, 해방 후 군사문화를 거쳐 오면서 명령하달식 수직관계에 너무나 익숙해져 왔다. 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하게 바뀌면서 모든 분야에 소통의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과 생활패턴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성세대가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젊은 세대는 수평소통 방식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빠른 변화의 속도를 가정의 부부, 부모와 자식 또 학교에서의 스승과 제자, 사회에 상사와 부하관계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불통의 현상이 발생하곤 하는 것이다. 기성세대에게 수평소통방식은 낯선 것이 사실이다. 상대방과 대화를 주고 받고 또 상대를 인정하고 칭찬한다는 것이 낯간지럽고 쑥스럽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마중물이란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펌프에 붓는 한 바가지의 물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이러한 소통의 마중물이 불통의 시대를 헤쳐나가려는 기성세대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어른도 기존의 소통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소통방식을 시도해야 한다. 젊은이에게 소통의 마중물을 부어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소통은 일종의 예술이다. 상대와 내가 만난 그 순간, 단 한번 뿐인 소통이 이루어진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상대와 내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미묘한 감정, 기분과 생각을 공감하게 된다. 똑같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만날 때마다 상황이 바뀌고 상대방이나 나 역시 감정이나 생각이 고정되지 않고 늘 변하기 마련이다. 사람은 기분과 생각이 바뀌면서 서로 다른 에너지를 가진 파장을 일으키면서 미세하게 진동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서로 소통하다 보면 공명하거나 간섭하는 현상도 발생하게 된다. 이렇듯 사람도 늘 변하기 때문에, 소통의 순간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갈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소통을 통해 점차 발전해 간다. 사람마다 얼굴이나 이름이 다 다르듯이, 성격이나 성향도 무척 다양하다. 사람과의 만남에도 그 사람에 맞는 소통이 있기 마련이다. 천편일률적 소통기술만으로 지금처럼 복잡한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과 만나는데 한계가 있다. 이제는 주어진 상황에 맞는 소통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새롭게 만나는 사람을 고려하고 사람이 속한 조직의 목적에 맞출 수 있는 일대일 맞춤소통의 전문적 식견이 필요하다. 소통디자이너란 소통기술에 능숙한 것은 물론이고, 사람의 다양한 유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가정, 소모임, 조직의 목적에 맞춰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디자인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따라서 소통디자이너는 소통기술을 숙달함은 물론 사람의 다양한 유형을 공부하고 사람들이 속한 조직의 목표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 소통디자이너는 조직 구성원에게 소통교육을 수행하고, 상대와 소통하면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조직의 생리를 안다면 조직성과에도 기여할 수 있다.

 수평소통의 패러다임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는 지금이야말로 소통디자이너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우리 모두 일대일 맞춤형 소통을 원하고 있다. 한 사람뿐인 당신하고만 특별하게 소통하는 것을 우리는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불통의 현장이 많을수록 그만큼 소통디자이너의 존재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기만 한다.

강정환 통통 대표이사 tong@tongtong88.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