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정책 논의 구조에서 과학이 사라졌다.
지난 20년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교육 자문단을 추가해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로 출범한 지 3년차가 됐지만, 과학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기 교과기술자문회의 첫 회의에서는 교육감 비리 문제 등 교육 현안에 밀려 과학 분야에 대한 정책은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녹색과학기술 및 인력양성 분야에 국제 협력을 시도하고 유네스코 산하에 ‘글로벌 교육과학센터’를 설치하는 방안 정도를 언급했을 뿐이다. 지난해 10월로 임기가 끝난 1기 교과기술자문회의가 냈던 운영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다. 1기 자문단은 총 12회의 회의를 거치면서 과학 분야 이슈로 △녹색성장을 위한 융합기술 개발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 배출을 위한 여건조성 △수학·과학교육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2기 자문회의 측은 앞으로 월 1회 회의를 개최해 △교원정책 혁신 △2단계 교육과정 개편 △대학 기초교육 및 평가체제 선진화 등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학분야는 R&D 효율화 방안 한 가지만 계획됐다.
전신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총 9기까지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과학입국의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처리했다.
현 정부 들어 교육부와 과학기술부의 통합으로 자연스레 두 분야의 자문회의가 합쳐졌지만, 중장기적인 과학 분야 전략 마련은 뒤로 밀려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역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조정 권한이 없어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과기계 한 단체장은 “과학기술 분야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교과기술자문회의의 내용을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면서 “과거 과기자문회의가 했던 정책 조율, 중장기 비전 마련 등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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