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 쏠린 국민연금 해외투자

국민연금이 지난해 해외채권투자에서 미국에 편중된 투자를 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직접 운용한 해외채권 5조7천억원의 약 75%를 미국채에 집중투자했다. 연도별로 보면 2006년 94%, 2007년 94%, 2008년 84% 수준으로 해외채권 투자액의 높은 비중을 차지해 왔다. 이 같은 편중된 투자는 수익률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전체 해외채권 직접투자 수익률은 1.69%로 해외채권 위탁운용 수익률 5.49%보다 3.80% 포인트나 낮았다. 또 지난해 말 기준 해외채권 수익률은 3.14%로 수익률은 시장수익률 대비 0.87% 포인트 낮았다. 평소 미국채 수익률이 안정된 추세를 유지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국정부가 이자율을 낮게 유지하면서 채권수익률이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지난해 해외채권 전체 투자액은 약 10조5천억원으로 전체 3~4% 수준으로 비중이 낮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향후 급증하는 기금규모에 따른 국내시장 비중을 최적화하고 투자를 다변화하기 위해 해외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점에서 특정 지역에 편중된 해외투자는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은 특히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도 영국에 집중되면서 투자안정성에 대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연금은 지난해 11월에만 영국 런던의 도심업무지구에 있는 오피스빌딩 2곳을 3천5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45층짜리 HSBC 런던 본사건물을 1조5천억원에 매입하면서 한달새 2조원에 가까운 돈을 영국 부동산투자에 쏟았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매입 투자한 2조7천억원 가량의 해외 부동산 5건 가운데 3건이 영국 런던에 위치한 건물이었다. 이어 올해 2월에는 영국 런던의 개트윅(Gatwick) 공항 지분 12%를 1억파운드(1천800억여원)를 들여 인수하면서 현지 파이낸셜타임즈조차 위험한 투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국민연금은 그동안 100% 위탁운용했던 해외주식투자를 10% 미만 수준에서 직접 운용할 계획이어서 중장기적으로 체계적인 해외투자 계획수립이 요구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매년 해외채권의 미국 투자 비중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높다는 판단 아래 향후 해외채권 투자를 앞으로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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