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정보기술)업계에서 극소수 대형 업체들의 자금력과 영향력은 점차 강해지는 반면 중소형 업체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지는 등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이른바 ’IT 공룡’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쟁업체들을 인수해버리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업계의 독과점 논란이 제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일부 자금력이 풍부한 미국의 대형 IT업체들이 업계 내 막강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면서 중소형 업체가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대형 업체와 중소형 업체 간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캐피털 IQ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애플과 오라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10개 대형 기술업체는 지난 2년간 685억달러의 새로운 현금을 창출해냈다.
반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65개 기술기업들의 현금 창출규모는 135억달러에 불과했다.
지난 2007년 말부터 2009년 말까지 자금력이 풍부한 이들 10개 기술업체의 현금 보유고는 2천100억달러로 48%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나머지 65개 업체는 1천180억달러로 13%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위축돼 있지만 이들 대형 기술업체는 이런 자금력을 이용,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등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오라클은 74억달러를 들여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함으로써 하드웨어 부문에도 진출했고 델도 페롯시스템을 인수해 기술서비스 사업을 추가했다.
시스코도 6개 업체를 인수하는데 7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구글도 컴퓨터 운영체계(OS)와 휴대전화 사업부문을 위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MS는 검색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애플은 자금력을 동원해 아이패드를 개발하는 데 투자했고 모바일 광고업체를 인수하면서 구글에 대항하고 있다.
중소형 업체들은 대형 업체의 자금력에 밀려 인수 경쟁에서 밀려나거나 인수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스토리지 업체 넷엡은 소프트웨어 업체 데이터 도메인에 대한 인수를 시도했지만, 대형 라이벌인 EMC가 2배나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바람에 경쟁을 포기하고 다른 업체로 눈을 돌려야 할 처지다.
넷엡의 톰 조젠스 최고경영자(CEO)는 “자금력이 풍부한 사람들과 입찰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면서 벤처기업이나 경쟁업체가 눈독 들이지 않는 기업을 인수해야 할 것 같다고 개탄했다.
매사추세츠 공대(MIT) 슬로언 경영대학원의 에릭 브라인졸프슨 교수는 이런 양극화 때문에 IT업계의 판도가 양분화되고 있다면서 “신용경색 때문에 ’현금이 왕’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됐다”면서 “현금을 가진 업체들의 입지가 예전보다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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