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3D 콘텐츠 `수익 모형`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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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업계에 3D 제작 열풍이 불고 있다. 3월 초 개봉한 3D 영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는 개봉 첫 주에 ‘아바타’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올해 25편의 3D 할리우드 영화가 제작될 예정이다. 디지털 산업 전시회 ‘세빗 2010’에서 3D가 정보통신기술 시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국내 가전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3D TV, 디스플레이, 정보단말, 칩, 안경 등 3D 기기 토털 솔루션을 갖췄거나 준비 중이다.

 2010년에는 3D가 극장에서 가정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국내 지상파방송 4사도 3D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MBC는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3D 영화로 제작하고 있으며, KBS와 SBS도 3D 콘텐츠 제작 계획을 세우고 있다. EBS는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를 3D로 전환해 시사회를 가졌다. 스카이라이프는 세계 최초로 24시간 3D 채널을 출범시켰다.

 정부도 3D 산업의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월에 3D 영상 촬영, 편집, 컨버팅 등 기술개발, 3D 제작 시스템 구축, 3D 전문 인력 교육 등에 지원할 계획을 발표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3월 초에 ‘3D 영상 제작 활성화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2012년까지 208억원을 투입해 인력 양성부터 제작 지원, 해외 배급까지 총괄하는 3D 영화 일괄 지원 체제를 구축한다. 서울시는 3D 영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3D산업지원센터를 건립하고, 3D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3D 기술인력양성센터’를 설립하며 문화콘텐츠 전문펀드에서 3D 콘텐츠 제작 지원에 투자할 예정이다.

 한편, 3D 관련 기술의 표준화, 단말기의 보급 등이 이뤄지더라도 3D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작될 수 있는 시장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3D 영화와 3D 게임의 경우 입장료 인상이나 타이틀 가격 인상으로 추가되는 비용을 벌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가장 생활 밀착형 매체인 방송의 경우에 3D 콘텐츠 제작으로 추가되는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수익원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광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지상파방송사의 경우 3D 콘텐츠로 광고 수입이 늘어나서 추가되는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사에 채널을 제공하고 있는 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3D 콘텐츠를 제작해 공급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PP들은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MPP들도 HD 콘텐츠의 제작도 힘겨워하는 현실이다. PP들의 재원인 광고수입과 SO로부터 받는 수신료 수입이 3D 콘텐츠의 제공으로 인해 획기적으로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생동감 있는 3D 영상을 집에서 즐기려면 3D 방송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작돼야 한다. 정부가 초기에 일회적으로 3D 콘텐츠의 제작 지원을 할 수 있고, 사업자도 시험적으로 소수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3D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려면 3D 제작자들이 시장에서 비용과 적정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3D를 제작하는 콘텐츠 사업자들이 적절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지금과 같이 콘텐츠 사업자보다 플랫폼 사업자 우위의 구조로는 3D 콘텐츠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hykwon@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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