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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언론에서 국내 500개 기업 CEO가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를 설문조사한 기사가 있었다. 래미안 아파트에 살면서 삼성 파브 TV를 보며, 애니콜 휴대폰을 통해 통화를 한다. 외출할 때는 에쿠스를 타고 신세계 백화점에 가서, 현대카드로 결재한다. 제품이 있으면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가 있기 마련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소위 부자들은 외제 승용차, 외산 가전제품, 외국 호텔, 해외 패션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다. 하지만 고급화와 브랜드에 예민한 국내 시장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이제는 외제보다 국내 브랜드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 그만큼 국내 기업들이 고급화, 브랜드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최근에는 그만큼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고급화, 브랜드화를 위한 노력이 주목할만하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3년 6월 “마누라,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라는 일화로도 유명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세계 1등 품질의 제품을 내놓아야만 기업이 산다는 질경영 또는 신경영을 주장한 바 있다. 그 이후 18년이 지난 지금, 세계시장에서 삼류 취급을 받던 삼성의 브랜드들이 이제는 명실공히 많은 일류제품과 브랜드를 만들어 낸 부분 만큼은 우리 모두가 인정해야 할 대목임에 틀림없다.
한국의 눈부신 발전 뒤에는 국내 IT산업이 일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에 걸맞는 세계화된 국내 IT 브랜드를 꼽으라면, 마땅한 브랜드가 없는 현실이다. 반면 애플, IBM 등은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100년을 바라보는 유명 IT기업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또한 IT 비즈니스에서 아이폰, 안드로이드폰과 같은 스마트폰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등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가장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최근 국내 IT산업은 예전처럼 세계 IT시장과 글로벌 기업들을 긴장시키는 강한 힘 또는 그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하나같이 애플이나 구글이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 촉각을 세우고 있을 뿐, 대응할만한 뚜렷한 전략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신중한 전략일 수도 있지만 기존의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도 애플사나 구글사의 전략을 허겁지겁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느낌이 10년 후 우리 IT산업의 불안한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지 걱정된다.
앞으로 IT산업의 10년은 단순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가 서로 융합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또 이러한 흐름에 걸맞는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도 1993년 삼성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적기업, 일류기업을 추구하는 성숙하고 도전적인 경영철학을 가진 IT업계의 열정적인 리더들이 나와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국내시장에서의 안주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파괴를 통한 창조’를 꿈꾸는 패기 있는 젊은 리더들이 그 어느때 보다 많이 필요한 때이다.
‘에베레스트산은 힘 좋은 사람들이 오르는 게 아니라, 오르고 싶은 사람만이 오른다’라는 이야기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본다.
김태우 세중게임즈 대표, twkim@sj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