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증권사 3분기 실적 `휘청`

국내 상위 6대 증권사의 지난해 3분기(2009년 10~12월) 실적이 전분기 대비 8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그룹 관련 악재 등 일회성 요인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보다는 국내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위탁매매)라는 제한된 시장에만 안주하다 보니 경기 모멘텀 둔화에 따른 거래량 감소에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14일 연합뉴스가 삼성증권과 대우, 미래에셋, 현대, 우리투자, 동양종금증권 등 시가총액 상위 6대 증권사의 작년 3분기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증권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모두 800억원으로 전분기 3천613억원에서 77.86% 급감했다.

우리투자증권이 영업손실 839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한 것을 비롯해 대우증권(-77.98%), 현대증권(-74.77%), 삼성증권(-34.49%) 순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들 모두 전체 영업수익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증권사들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순영업수익에서 위탁매매 비중이 70.37%에 달하고 현대와 대우, 삼성은 각각 55.63%, 48.33%, 40.54%다.

이들 6개사의 위탁매매 수익은 지난해 2분기 한때 16조원에 달했던 증시 거래대금이 3분기에는 5조원대로 급감하면서 3천685억원을 기록, 전분기보다 1천971억원(34.85%) 격감했다.

위탁매매 수익 감소분이 전체 영업익 감소분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거래량에 따라 이익 규모가 좌우되는 위탁수수료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한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구조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금호그룹 관련 충당금 적립도 수익성 훼손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우증권이 470억원, 우리투자증권 225억원, 동양종금증권 117억원 등 모두 990억원을 금호 관련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다만 증권사들이 최근 역량을 집중하는 자산관리 부문 수익은 1천312억원에서 1천343억원으로 2.36% 늘어났다.

LIG투자증권 지태현 연구원은 “경기 모멘텀 둔화와 금융위기 여진으로 올해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8조원보다 8.8% 감소할 것”이라며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는 평균 수수료율 하락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와 겹치면서 위탁매매 수익에 치우친 국내 증권사들 수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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