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로호 재발사 꼭 성공해야

 한국 최초 우주 발사체 나로호의 위성궤도 진입 실패 원인이 끝내 미궁 속에 빠졌다. 나로호발사조사위원회가 지난 5개월간 한 쪽 페어링의 비정상 분리에 대한 조사를 벌였지만 두 가지로 ‘추정’ 원인을 도출하는 데 그쳤다. 총 400회 이상의 실험과 5200여건의 문서 검토 등 단일 해답을 찾으려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페어링 분리 실패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을 기대한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추정 원인에 대한 개선 방안이 제시돼 그나마 다행이다. 결국 우리는 기술자립을 하지 않고는 우주강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남은 문제는 상반기로 예정된 2차 발사의 성공 여부다. 정부도 조사위의 활동이 사실상 종료된 만큼 상반기에 예정된 2차 발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사 과정을 통해 축적한 귀중한 경험을 토대로 나로호의 재발사 때는 꼭 성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조사위와 별도로 운영하는 한·러 FRB의 ‘재발사’ 여부 결정에 대해서도 정부는 분명한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나로호는 1차 발사 때 위성 궤도에 정상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명확히 임무에 실패했다. 따라서 계약 내용대로라면 러시아 측에 재발사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요구는 할 수 있지만 이를 러시아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나로호 발사는 지난해 러시아 측 사정 등으로 일곱 번이나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향후 2∼3차 재발사 성공을 위해서도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총괄적인 기술지원을 하는 러시아 측도 분명하고 성실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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