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재송/3G망 통한 VoIP 무료 통화 급속 확산…이통사 수익 감소 불안감 확대

 이동통신 3G망에서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편법으로 이용, 공짜로 음성통화를 하는 소비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음성통화 매출 감소를 우려해 막아왔지만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편법 기술이 등장, 사실상 구멍이 뚫리고 있다.

 8일 KT 스마트폰 쇼옴니아 사용자 중 일부가 해외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를 통해 무선랜(WiFi), 와이브로망, 3G망에서 공짜로 VoIP 음성통화를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KT가 3G망에서의 VoIP 서비스를 차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통사의 이 같은 늦은 대응뿐만 아니라 불법 이용도 늘고 있다. 일부 아이폰 이용자들은 운용체계(OS)를 변형하는 ‘탈옥’을 통해 3G망에서의 VoIP 서비스 차단 기능을 해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통화하고 있다. 저렴한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해 값비싼 음성통화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모 VoIP 서비스 업체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관련 솔루션이 3G망에 접속하면 무료 음성통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통사들이 이를 차단하는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3G망을 통해 스카이프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카이프 가입자 간에는 3G 통화료를 지불하지 않고 무료로 음성통화가 가능하다. 특히, 스마프폰은 개통시 정액제를 가입하기 때문에 정해진 데이터통신 한도 내에서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 자유롭게 음성통화를 할 수 있다. VoIP를 통한 음성통화는 무선랜망에서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됐지만 접속에 한계가 있어 이동 중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3G망은 장소에 상관없이 접속이 가능해 이동 중 사용이 가능하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음성 통화 매출 감소를 우려해 이 같은 편법 이용을 기술적으로 막아왔지만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다양한 우회 기법이 등장하면서 전면 차단이 어려워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3G망에서의 스카이프 이용을 차단했으며 KT는 앞으로 쇼옴니아에서 3G망을 통한 스카이프 이용을 막을 계획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정당한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은 법으로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불법 행위”라며 “방치할 경우, 불법 이용자를 양산하는 꼴이 될 뿐만 아니라 3G망의 트래픽에도 문제가 발생해 음성통화 품질이 떨어지는 등 선의의 피해자들이 늘어나게 돼 정부 당국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결정에 따라 AT&T가 2G·3G망에서의 인터넷전화 이용을 허용키로한 것과 같이 국내에서도 이 같은 ‘망중립성 정책’ 도입을 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 강모(45)씨는 “무선망 중립성 원칙에 따르면 특정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콘텐츠 차별을 금지하는 등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국내도 스마트폰 확대되고 있어 이제는 무선 망중립성 정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기”라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 같은 편법 사용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확실한 결론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 등에서도 동일한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