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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콜센터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가 ‘헤드세트’이다. 스마트폰과 같은 첨단 제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헤드세트는 보잘 것 없는 제품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헤드세트에도 상당한 기술력과 제조 노하우가 숨어 있다. 켄트피엘티는 10년 넘게 헤드세트 ‘한 우물’만 고집했다. 외산 브랜드가 판치는 시장에서 국산의 자존심을 굳건히 지켜 왔다.
임진묵 켄트피엘티 사장(44)은 “마이크 각도, 이어폰과 스피커 위치 등에 따라 착용감·소리감도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며 “탄탄한 디자인과 설계 노하우가 시장 평정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켄트피엘티는 국내 헤드세트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했다. 삼성·KT·국민카드 등이 주요 고객이다. 제품을 한 번 써본 회사는 반드시 켄트 제품을 찾을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도 높다. 임 사장은 국내에는 전무했던 기업(B2B) 헤드세트 시장을 개척한 주역이다.
“첫 사업을 시작한 게 1996년입니다. 당시 만해도 서비스센터가 드물었습니다. 제품도 자브라·플랜트로닉스와 같은 외산 업체가 전부였습니다. 헤드세트를 대량으로 납품한다는 개념조차 생소한 시절이었습니다. 무작정 제품을 들고 찾아가는 게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사업이 올해 매출 100억원을 눈앞에 둘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자체 개발해 취급하는 제품 수도 60개가 넘어설 정도로 분야도 넓어졌다. 서울 계동 비원 앞에 5층짜리 자체 사옥도 마련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서비스센터 붐이 일면서 헤드세트 수요가 몰리자 수많은 업체가 뛰어들었다.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한때 어려움을 겪었다.
“두 가지에 집중했습니다. 품질과 서비스입니다. 국산 제품이 결코 외산에 뒤지지 않는 걸 보여 주자는 오기가 있었습니다. 서비스 수준도 높였습니다. 품질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파격적인 서비스가 가능했습니다. 무모했지만 그런 자신감이 지금 생각하면 회사를 키운 원동력이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헤드세트는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새 시장이 열리고 있다. 임 사장은 “헤드 세트 제품에도 디지털과 무선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터치스크린과 같은 첨단 기능을 탑재하는 추세”라며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켄트 브랜드를 한 단계 높여 놓겠다”고 말했다. 수출도 준비 중이다. 이미 일본과 중국 사전 시장 조사를 끝마쳤다. 이르면 올해 토종 브랜드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예정이다.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도 준비 중이다.
임진묵 사장은 “세계 무대에서 자브라와 같은 글로벌 업체와 당당히 겨루는 게 최종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