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로봇에 녹색융합 기술 적극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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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로봇이야말로 ‘녹색산업과 융합기술’의 총합체입니다. 시대 흐름에 맞게 점차 투자를 늘려간다면 10년 안에 상당한 수준의 국방로봇들이 실전에 배치될 것입니다.”

최근 대학 강단에 선 KAIST 국방무인화기술특화센터 이원승 초빙교수가 바라보는 국방로봇의 비전이다. 이 교수는 최근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열린 전역식에 맞춰 저서 ‘그때는 거북선, 이제는 로봇’을 내놔 세간에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 교수는 이 책에서 지난 10년간 로봇 분야에 몰입해 온 열정과 노하우를 실타래처럼 풀어내며 우리나라 국방로봇의 현주소와 향후 나아갈 좌표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군에서 사용하는 로봇은 까다로운 지형 조건과 기상 환경을 극복해야 하는데다 전원 케이블이 없는 야전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내연 엔진이나 태양전지 겸용 배터리 등을 사용해야 한다”며 “군용로봇이야말로 녹색산업 기술과 첨단기술의 융합이 가장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로봇은 결국 사람이 개발합니다. 원하는 로봇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산·학·연·관·군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합니다. 서로 누가 무엇을 하는지 몰라 중복 개발하고, 묻히는 기술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교수는 육군교육사령부에서 전력발전부장을 지내며 추진했던 군과 벤처기업을 연결하는 중계자 역도 계속 이어갈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군이 필요로 하는 첨단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 업체들이 어떻게 군과 접촉하고 제품을 공급해야 하는지 제대로 아는 경우도 드물었습니다. 이때부터 중계 역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이노비즈협회와 인연도 그래서 시작됐습니다. 이제는 이를 기반으로 민군 겸용 로봇 클러스터를 대덕에 구축해보고 싶습니다. 그 방안을 현재 찾고 있습니다.”

이 교수의 로봇과의 인연은 지난 1998년 미국 육군교육사 교환교수로 파견을 나가면서부터다. 이때부터 로봇에 관한 자료를 모으며, 틈틈이 국방로봇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 군이 도입한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를 이용한 적 감시 정찰체계와 무선인식(RFID) 기술을 이용한 보급품 관리체계, 원격 의료체계, 감시정찰·장애물 제거·전투용 견마로봇 등이 모두 이 교수가 육군본부 지휘통신참모부 기획처장 시절 당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논의하며 꾸린 사업이다.

이 교수는 민군 겸용 사업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에 비유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어려운 과제지만 성공하면 성과가 다른 사업에 비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인내심을 갖고 예산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전에 배치된 로봇들이 혁혁한 공을 세울 경우 로봇과 이를 개발한 연구원에 포상하는 시스템도 검토해볼 사안입니다. 또 향후 로봇의 수명이 다할 경우 군사박물관이나 향후 건립될 로봇랜드에 훈장과 함께 전시하는 방안도 로봇 연구자의 사기를 진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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