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통신시장 공정경쟁 훼손 안돼”

영국 공정거래국(OFT)이 프랑스텔레콤과 도이체텔레콤의 영국 사업부문 합병을 돋우어볼 태세다. 통신시장 공정경쟁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OFT는 유럽위원회(EC)에 두 사업자 간 거래의 시장 영향을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EC는 다음달 1일까지 요청에 따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규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영국 소비자 단체와 경쟁업체인 텔레포니카, 허치슨왐포아 등은 프랑스텔레콤과 도이체텔레콤 간 합병으로 가입자 기준 시장점유율이 43%에 달하는 이동통신사업자가 탄생한 것을 우려했다.

OFT도 적극적으로 영국 이동통신시장 조사를 벌여 두 회사 간 합병을 규제할 바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OFT는 지난 2004년 이후 기업합병 조사 4건을 벌여 1건을 철회하는 등 시장에 미칠 영향에 민감한 편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OFT는 성명을 통해 “(프랑스텔레콤과 도이체텔레콤의 영국 사업 제휴·합병이) 영국 이동통신시장 경쟁환경에 상당히 위협적”이라며 심도 있는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C와 OFT가 펼치는 ‘통신사업자 간 합병의 영향 조사와 규제’는 시장 상황을 올바르게 조사·평가하고, 공정경쟁환경을 북돋우기 위한 정책 사례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허치슨왐포아를 비롯한 경쟁사업자들은 합병 회사로 하여금 무선 인터넷용 주파수 일정량(폭)을 포기하도록 규제기관이 강제해줄 것을 원해 더욱 주목된다. 통신사업자 간 인수합병의 조건으로 주파수 양(폭)을 줄이는 선례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케빈 러셀 허치슨왐포아 최고경영자(CEO)는 “(합병 회사가) 최근 확보한 1.8기가헤르츠(㎓) 주파수 폭의 최소 3분의 1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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