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돌아보며 숙연해지는 연말.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는 서로의 마음까지 쌀쌀하게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이웃들의 겨울 풍경을 따뜻하게 그려낸 영상이 눈길을 끈다. 차가운 날씨에 거리의 사람들은 삼삼오오 팔짱을 끼고 몸을 잔뜩 움츠려 종종걸음을 친다. 노점 가판대에 가지런히 포개놓은 목도리도 매서운 추위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 좁은 골목에는 늘 그렇듯이 비집고 들어오려는 차와 비켜서는 시민들이 있다. 점포마다 추위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꽁꽁 닫았다. 점포의 가스 배출관에서 나오는 하얀 김이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담 한쪽 옆에 세워진 자전거와 돌절구 위로 눈이 쌓였다. 시장으로 가니 티 한 점 없는 맑은 하늘과 밝은 햇살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비춘다. 녹지 않을 것 같던 사람들의 마음도 녹아 내리며 표정이 밝아진다. 처마 밑 고드름이 녹으며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도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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