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연구연구소의 들쑥날쑥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최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관이 작년 말과 연초 발표한 올해 환율 전망치는 실제 흐름과 상당부분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년 전망치와 비교할 때 크게 개선된 것으로 올해 경기상황 특수성을 고려한 전망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2일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발표하는 주요경제연구소의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경제전망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작년 12월 이후 전망치가 실제 흐름과 상당부분 근접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1351원이었으며, 하반기와 연간은 11월말 기준으로 1220원과 1286원이다. 최근 1100원대 중반에서 흐름이 유지되고 있어 올해 하반기와 연간 환율은 1201원과 1276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작년 11월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연간 원달러 환율을 1040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실제 환율과는 200원 이상 차이를 보이지만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올해 원달러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와 글로벌 금융불안 진정으로 점진적인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연구소는 올 3월 발표한 수정 전망치에서 상반기 1308원, 하반기 1124원, 연간 1216원으로 크게 수정했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발표된 전망치들은 상반기 급격히 환율이 상승했음에도 실제치와 근접한다. 가장 먼저 발표한 한국경제연구원은 상반기 1300원, 하반기 1120원으로 연간 1210원을 예측했으며, 직후 금융연구원은 상반기 1275원와 하반기 1145원으로 발표했다. 가장 늦은 올 3월 발표한 LG경제연구원은 상반기 1385원, 하반기 1175원 연간 1280원을 내다봤다.
이처럼 올해 환율전망치가 상당분 맞아떨어진 것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미국의 지속적인 적자로 달러가치가 계속 하락했으나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달러가 반짝 강세를 띌 것이고, 하반기 경기가 풀리면서 회귀할 것이라는 큰 흐름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원종현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상반기에는 수급차원에서 강세가 되었을 뿐 기본 잠재력을 봤을 때 경기가 회복되면 달러는 약세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 약세는 급격하게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기업인들은 각국 정부의 출구전략과 이에 따른 파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출구전략이 시장의 기대보다 이르면 경기 침체 우려로 다시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이는 달러의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무역수지와 유가도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올해 들어 발표된 주요 연구기관의 내년 원달러 전망을 보면 현대경제연구소(9월 14일)는 1150원, LG경제연구소(9월 27일)는 1140원, 한국경제연구원(10월 9일) 1145원, 글로벌인사이트(10월 14일)는 1053.8원, 삼성경제연구소(11월 27일)는 1100원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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