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 교역 중심지 중국 단둥을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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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시와 중국 단둥시가 마주 보고 있다. 두 도시는 기차와 자동차가 같이 다니는 압록강 철교로 이어져 있다. 이 철교로 수많은 물자가 오간다. 대략 북한-중국 간 경제교류의 60% 이상이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의 웬만한 기관들은 단둥 지역에 지사를 설치해 놓고 있다.

 단둥시는 인구 70만명의 작은 도시다. 주변의 둥강시, 콴뎬현 등을 포함할 경우 약 250만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다. 2003년 후진타오 정권이 출범하면서 동북진흥개발계획로 인해 단둥시는 인구 800만명의 거대도시를 만들기 위해 건설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의 압록강 철교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시가지와 시청을 서해방향으로 약 30㎞ 나간 압록강변에 있는 안민지역에 새로 건설 중이다. 이 지역이 지난번 원자바오 총리가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이 북한에 건설해 주기로 한 신압록강 철교가 지나가는 곳이다. 길이 990m에 북한 내부지역 500m를 합쳐 1.5㎞ 규모의 다리다. 12월 말까지 타당성 검토를 끝내고 내년 중반에는 착공할 예정이다.

 중국 단둥 지역은 1970년대까지 중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중 하나로 손꼽혔다. 당시 북한의 경제사정이 좋았기 때문에 북한과 교역을 하면서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사정이 악화되고, 중국이 개혁개방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폐쇄기조를 유지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단둥 지역은 가장 늦게 개혁개방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전락했다.

 단둥 사람들은 신압록강 철교가 건설되고 북한과 교류가 활발해지면 단둥지역이 다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평양과 신의주, 남한까지도 육로를 거쳐서 교역할 수 있는 주요 창구가 되며 일본과의 교역에도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흑룡강성의 러시아 접경지역에서 출발해 두만강변과 압록강변을 지나는 동변도 철도를 연결할 경우 한반도와 중국으로 이어지는 철도와 중국 동북3성과 접경지역을 잇는 철도가 십자 모양으로 만나는 곳이 단둥이다.

 신의주 역시 단둥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겉으로는 암흑의 도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신의주도 활발히 변화하고 있다. 중국 상인들이 신의주에 들어가 일일장을 열고 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단둥 지역 사람들은 도강증을 가지고 특별한 비자 없이도 신의주를 방문할 수 있었다. 이미 단둥에서는 신의주에 공장을 만들어 놓고 물자를 조달하는 기업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단둥에서 들어가는 물자들이 신의주에서 북한 전국 각지로 풀려나가고 있다. 신압록강 철교 건설과 함께 단둥-신의주 간 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동북3성의 개발을 위해 다롄 한곳에 집중된 물류를 단둥과 지린성의 훈춘-투먼

지역으로 분산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지린성 지역은 북한을 거쳐야 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주로 단둥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중앙정부가 단둥 개발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는 점은 한반도의 변화에 미리 대비한다는 의미가 크다. 단둥 지역을 북한과 접경해 있는 곳, 가기 힘든 곳이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변화의 현장을 보고 과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하고 행동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 남북한 경제교류가 한반도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시절은 지났다.

 동용승 SERI 연구전문위원/seridys@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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