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업계 빅3, 매출 1조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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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광다이오드(LED) 업계 ‘빅3’로 꼽히는 삼성LED·LG이노텍·서울반도체의 올해 연간 매출 합계가 사상 처음 조 단위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LED가 신성장산업의 유력한 ‘후보’였다면 이제는 주력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핵심 후방산업의 적극적인 투자로 산업 구조를 조기에 고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ED(대표 김재욱)는 지난 3분기 1832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 분기 대비 24%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LED가 출범하기 전인 지난 1분기 삼성전기의 LED 부문 매출이 800억원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외형 면에서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성장했다. 1∼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4102억원에 달해 올 연간 전체로는 6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LG이노텍(대표 허영호) 역시 올해 LED 부문에서만 총 2991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려 연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751억원보다 무려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이 회사 LED 매출은 지난 1분기 488억원, 2분기 600억원을 기록한 뒤 3분기에 700억원을 돌파했다.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를 45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3분기 매출액이 1329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매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서만 매출 목표를 세 차례나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LED·LG이노텍·서울반도체의 LED 부문 연간 매출 합 예상치는 1조3000억원 규모로, LED 시장이 본격 개화한 지난해 이후 불과 1년 만에 1조원의 벽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해 3사 LED 부문 매출은 총 6312억원에 그쳤다. 국내 LED 산업의 급격한 성장세는 올해 들어 삼성·LG 등 국내 업체가 세계 LED 백라이트유닛(BLU) TV 시장을 발빠르게 공략하면서 대규모 LED 수요를 촉발한 결과다. 공급 물량 확대는 LED 업체들이 연구개발(R&D)로 기술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됐다. 이는 다시 세트 업체들의 신제품 개발에 촉매제가 됐다. 일찌감치 전후방 산업 간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빠르게 덩치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LED 핵심 공정장비·소재 등 후방산업의 기술 경쟁력은 여전히 취약한 게 사실이다.

 삼성LED·LG이노텍·서울반도체(서울옵토디바이스) 3사가 양산 공정에 사용 중인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를 지금까지 전량 미국·독일에서 수입하는 것이 단적인 예다. 국산 장비 중 양산 신뢰성을 인정받은 제품은 아직 없다. 최근 삼성·LG를 중심으로 대규모 양산 투자가 이어지자 당장 MOCVD 장비의 납기가 길어지는 것도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없는 탓이다. 특히 서울반도체가 일본 닛치아와 피 말리는 특허 공방을 벌였던 형광체나 패키징용 봉지소재(인캡슐런트)도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유영문 LED반도체조명학회장은 “공급 사슬이 비교적 복잡한 산업 특성상 LED는 기초 산업과 동반 성장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표준 제정이나 기초기술 육성 등 범국가 차원에서 뒷받침해야 과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