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中企 핵심인력 확보 위한 재정투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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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은 전체 산업체의 99.9%, 전체 고용의 88.4%를 차지한다. 그만큼 대기업의 성장과 균형 잡힌 국가 성장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력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어 역설적이라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 확보 문제는 1980년대 후반 대두되기 시작해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실정이다. 이러한 인력 부족 문제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유입된 해외인력으로 어느 정도 그 빈자리를 충당해 상쇄돼 왔지만, 중요한 기술부문의 인력 확보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핵심 기술 인력이나 기술전수 인력, 경영승계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고민하는 중소기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8.7%로 국민 전체 실업률의 두 배에 해당한다. 이는 인구 5만명 도시의 8개에 해당하는 인구 수만큼이나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누적된 구직 실패의 경험 및 자신감 부족으로 인해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는 NEET족(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이 급증하고 있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청년실업자가 늘어난 것은 세계 및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한 절대적인 일자리 부족이 주된 이유겠지만 인력개발의 관점에서 보면 현장에 필요한 인력과 공급 인력의 불일치 및 기술 수준의 불일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많은 청년들이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학력 소지자로 주변에 많은 일자리가 있으나 취업을 꺼리고 막연하게 더 나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데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 청년 실업 문제, 인력 수급의 불일치, 기술 수준의 불일치, 나아가 중소기업의 심각한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 우선적으로 고교 단계의 직업교육 시스템을 바꾸고, 조기 사회진입의 장벽을 해소하며, 나아가 일터학습을 통한 고등교육 및 고급 인력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열어주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산학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기술사관 양성, 특성화고교 육성, 마이스터고 육성 등의 정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사업은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인력 및 기술전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게다가 이러한 사업들은 투입 예산에 비해 성과와 함께 앞으로도 기대되는 효과가 매우 크다.

 따라서 지금 고교 단계의 산업현장 맞춤형 인력 양성을 위한 재정 투자는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산업인력개발 시스템을 혁신하고 나아가 조기 진입을 유도해 국가가 향후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와 국민의 행복한 삶의 초석임을 상기해 차제에 더욱 획기적인 재정 투자를 기대해본다.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 교수) siln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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