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위기가 온다.”
8일 율리우스 게나촙스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미국 샌디에이고 CTIA 전시회에서 이동통신 주파수 부족 현상을 경고했다. 정부가 시장에 더 많은 이동통신용 주파수 대역폭을 공급하지 못하면, 위기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나촙스키 위원장은 “주파수는 이동통신망의 산소”라며 “단기 4세대(G) 이동통신용 주파수 가용성은 충분하나, 장기적으로 상황이 달라 주파수 부족 현상이 미국의 미래 이동통신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선 데이터 사용량이 단지 증가하는 게 아니라 폭발한다”며 “오는 2013년 사용량이 매달 400페타바이트(PB)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나촙스키 위원장은 특히 “지난해 700메가헤르츠(㎒) 대역을 경매해 상업용 통신 주파수를 3배 늘렸지만, 무선 통신량(트래픽)은 30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돼 문제”라며 주파수 수요와 공급 간 격차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게 FCC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FCC는 이를 위해 이동통신용으로 쓰이지 않는 주파수의 재할당, ‘펨토셀(femtocells)’이나 ‘스마트 안테나’처럼 전파 효율을 높이는 신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게나촙스키 위원장은 무선 통신망에 접속하는 미국 내 컴퓨터 수가 4배로 늘어나고, 모든 이동전화가입자가 ‘아이폰’ ‘팜프리’ ‘블랙베리 투어’ 등 주파수 대역을 많이 차지하는 단말기로 바꾸었을 때를 가정한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미국 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무선 광대역통신을 구현하려면 어느 주파수 대역에서든 폭 40∼150㎒씩 필요하다고 FCC에 요구했다.
FCC의 이런 움직임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KCC)도 이른바 ‘황금주파수’ 재배치 작업에 속도를 더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안에 900㎒ 대역의 FM방송중계용 폭 20㎒를 1.7기가헤르츠(㎓) 대역으로 옮긴 뒤 이를 이동통신사업자에게 할당할 계획이다. 이 대역을 쓰던 방송사업자를 비롯한 이해당사자의 주파수 재배치 관련 의견 수렴(청문)을 마친 상태다. 박윤현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900㎒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이 쓰는) 800㎒ 대역과 (비어 있는) 2.1㎓ 대역 내 각각 폭 20㎒씩의 재배치를 올해 안에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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