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의 뿌리인 중소 제조업체의 국내 투자 회귀(U턴)에 속도가 붙었다.
올해 들어 중소 제조기업의 해외 투자건수와 투자액이 급감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 설비투자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6일 지식경제위원회와 관련 은행들에 따르면, 상반기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체의 해외 투자건수는 신고기준 964건으로 지난해 연간(2655건)에 비해 무려 63.7%나 급감했다. 원화가 강세로 반전된 상황이지만, 워낙 엔화, 위안화 또한 상대적 강세가 지속돼 하반기에도 해외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 설립한 신규 법인 수나 투자금액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수출입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757개에 달했던 중소 제조업 해외 신규법인 수는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211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22억6857억달러에 이르렀던 중소 제조업체의 해외 투자금액은 올 상반기 6억4871억달러로 거의 4분의 1 토막이 났다. 하반기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지난해 수준의 절반 정도에 그칠 것이란 추산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전체 중소 제조기업 중 국내 설비투자기업의 비중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기업은행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글로벌 경제위기가 본격화하면서 10.7%까지 떨어졌던 설비투자 실시 중소 제조기업 비율은 지난 8월 말 현재 16.0%까지 치솟았다. 중소 제조업체의 설비투자 실시 비율이 16.0%까지 오른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중국·동남아 등으로 나갔던 중소기업이 국내 투자로 선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듯하다. 이를 안정적 추세로 만들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경기가 급속히 악화하고 있는 반면에 한국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국내 투자에 주력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우리나라의 심각한 청년 실업 등을 봤을 때 국내 투자가 더욱 살아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호·김준배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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