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사업자인 KT의 삼성전자 대안 찾기가 또 실패했다.
그동안 복수의 공급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포스데이타의 사업 포기에 이어 해외업체(벤더) 선정작업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복수 벤더로 가격 협상력 강화 등의 목적 달성도 당분간 어렵게 됐다.
독점에 의한 부작용은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KT뿐 아니라 SK텔레콤도 비슷한 상황이다.
◇계속되는 복수 벤더 찾기=KT는 지난 4월말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주장비 정보제안요청서(RFI)를 접수했다. 기술 현황과 시장 동향 파악을 위한 것으로 포장했지만 목적은 와이브로 장비공급이 가능한 업체를 찾기 위해서다.
RFI에는 2개 업체가 참여했다. 그 중 한 곳은 포스데이타로 이미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나머지 외국업체 한 곳도 사실상 KT에 장비 납품을 하기 어렵다는 의사표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국내 와이브로 대역폭인 8.75㎒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8.75㎒ 대역폭을 쓰는 국가는 한국 뿐이다. 즉 한국만을 위한 장비 개발이 필요하지만 수익성이 보장될 것이냐는 부분에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SK텔레콤도 관계사인 SK텔레시스가 장비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기술 완성도가 미흡, 삼성전자의 대안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가격’=현재 국내 와이브로 장비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독점하고 있다.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절대 우위 시장이다.
다른 대안을 찾는 시도조차 삼성전자의 심기(?)를 건드려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을까 와이브로사업자가 조심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구조 하에서 가격 협상이나 사업자 입맛에 맞는 장비 사양을 요구하기 힘들다. 그동안의 관행으로 볼 때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구조다.
장비 가격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사업자의 투자비 부담으로 연결된다. 실제 사업자들은 와이브로 장비 가격이 너무 높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이런 불만은 와이브로 투자 회피 이유로 이어진다.
통신업체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 활성화 부진 원인을 장비 시장 독점에만 돌릴 수는 없지만 이유 중의 하나일 수는 있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와이브로 장비 공급업체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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