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반독점 위반 혐의로 유럽연합(EU)으로부터 10억6000만유로(약 1조8000억원)라는 사상 초유의 벌금 폭탄을 맞은 인텔이 결국 항소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인텔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불복, 룩셈부르크의 유럽 1심재판소(항소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고 전했다. 인텔의 로버트 마네타 대변인은 “인텔의 정책과 관행은 언제나 합법적이었고 공명정대했다”며 항소의 변을 밝혔다.
인텔은 또 이와 유사한 반독점 논란을 빚은 미국과 한국에서도 역시 항소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의 조너선 토드 대변인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며 “위원회의 지난 결정이 법적으로 정당하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소를 제기해도 인텔은 일단 부과된 벌금을 내야 하며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는 EU 집행위도 인텔이 납부한 벌금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인텔 측은 이번 분기중 벌금을 납부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위한 충당금을 마련하면서 인텔은 지난 2분기에 3억98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인텔의 분기적자는 지난 1988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집행위는 지난 5월 인텔이 시장 지배적인 입지를 이용해 불공정한 경쟁을 펼쳤다며 반독점과 부과된 벌금액 중 사상 최고액을 부과했다. 당시 집행위는 인텔이 AMD 등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방해할 목적으로 자사 컴퓨터 칩을 사용하는 PC제조업체들에 수년간 리베이트를 지급해 왔다고 밝혔다. 인텔은 또 경쟁 제품을 사용하려는 PC 제조업체들에 금품을 제공하면서 해당 칩이 탑재된 PC의 출시 중단이나 연기를 종용했으며 불공정거래 조사 당시 증거를 은닉한 혐의도 받았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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