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트 할인하는데 같이 하시면 어떠세요? 지금 사신 스커트와 잘 어울릴 텐데요”라는 말에 홀린 듯 계획에 없던 벨트를 산다. “2000원만 추가하시면 레모네이드 할인 주문 가능하신데 같이 준비해드릴까요?”라는 말에 음료도 추가 주문하게 된다. 평소 잦은 염색과 퍼머로 인해 머릿결이 상한 여성은 미용실에서 추천해 주는 헤어 트리트먼트를 같이 산다. 고객의 상황을 염두에 둔 권유는 매출만 높이는 게 아니라 고객 만족도도 높인다. 고객경험을 확장하고 색다른 차별성을 부여한다.
반면에 한번도 현금 서비스를 받은 적이 없는 내게 카드론 대출 제안을 하면 생뚱맞다. 3개월 연체자에게 불우이웃 자선 행사를 안내하는 것도 황당하다. 고객이 이미 연체를 하고 있는 불우이웃인데 남을 도우라니 기가 막힌다.
고객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크로스 셀링은 귀찮고 속보인다. 고객의 상황을 반영한 매칭이어야 받아들이고, 고객의 성공을 돕는 권유여야 생색이 난다. 우리는 14인치 드릴을 팔지만 고객은 14인치 구멍을 사는 것이고, 우리는 무카페인 커피를 팔지만 고객은 커피를 많이 마시고도 푹 잘 수 있기를 원한다.
상품의 장점에 집중하지 말고 고객의 필요에 집중하자. 잘 어울리지도 않는데 자꾸 엮어 파는 듯 느껴지거나, 고객의 이득보다 직원의 매출목표에 연연하는 듯 보이면 만사가 의심스럽다. 거짓말쟁이에게 주는 최대의 벌은 그가 진실을 말해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상품이 얼마나 좋은지에 집중하기보다 고객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집중하자. 고객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가 중요하다. 고객은 ‘왕’이 아니라 ‘가족’이다. 가족처럼 챙겨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