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을 만나다 보면 접대를 해도 접대받은 것 같은 분이 있고, 접대를 받아도 접대한 것 같은 분이 있다. 무언가 대접하고 싶어서 만났는데 내가 더 유쾌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나에게 무언가 보답하고 싶어 찾아왔건만 더 불편하고 지루하게 만드는 분도 있다. 만난 지 1시간 되었는데도 10년 된 것처럼 친근하게 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년이 넘었는데도 매번 낯설고 어색한 분이 있다. 다리를 놓는 사람이 있고, 벽을 쌓는 사람이 있다.
차이는 큰 데서 보다 작은 데서 나타난다. 무겁게 분위기를 가라앉히면서 대화의 맥을 끊는 사람과 달리 어떤 사람과도 따뜻하고 유쾌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사람은 세 가지 주제를 잘 다룬다.
첫 번째는 ‘I(나)’와 관련한 이야기다. 자신의 얘기는 하나도 안 하면서 상대에게만 물으면 취조당하는 느낌이고, 자신의 얘기만 너무 오래하면 상대를 들러리로 만든다. 자신의 취미, 관심사, 고민, 최근 근황 등을 소탈하게 오픈하고 상대와 연관지을 시점을 잡는 사람이 대화의 물꼬를 튼다.
두 번째는 ‘You(상대)’와 관련한 이야기다. 섬세한 눈썰미로 상대를 관찰하고 질문해 대화에 참여시킨다.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으셨어요? 얼굴이 화사하게 피었네요”라든지 “처음 보는 넥타이네요, 누가 고른 거예요?” 등 소소한 변화라도 알아차리고 질문해줄 때 상대도 말문을 연다.
세 번째는 ‘We(우리)’와 관련한 이야기다. 친근감이 깊어지면 유대감이 된다. 공통의 화제를 만들어야 금방 친해지고 한결 가까워진다. “우리는 이런 점에서 비슷하네요”라든지 “낚시를 좋아하시면 ○○에는 가봤어요? 저는 작년에 거기 가서 월척을 낚았는데” 등의 공통화제를 찾는다. 사람은 먼저 마음이 열려야 머리도 열리고 행동도 열린다. 고객과도 친해져야 비즈니스가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