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의정부지검이 7일 KT 전ㆍ현 임직원 147명이 연루된 금품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스스로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 감찰에 나서는 등 투명경영에 나선 데 따른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KT는 이석채 회장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서울고검 출신의 ‘강골’로 유명한 정성복 검사를 윤리경영실장으로 영입했고, 정 실장은 곧바로 협력업체의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10여명의 임직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KT 안팎에서는 기업이 내부 비리 혐의로 검찰에 임직원을 고발하는 것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기업의 치부가 더 드러날 수도 있는 위험성을 감수한 것이기 때문에 극히 충격적이고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따라서 KT는 이번 수사 결과가 이석채 회장 취임 다짐해 온 ’클린 KT’로 거듭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진통이며 앞으로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과 윤리경영으로 국민의 기업으로 안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 “부정부패.비리 고리 끊을 것”=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는 이날 KT 수도권 서부본부 A(54) 국장 등 KT 전ㆍ현직 임직원 147명과 이들에게 금품을 건네 협력업체 대표 등 178명을 적발해 7명을 구속 기소하고 4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다만 금품수수 액수가 비교적 적은 KT 직원 123명에 대해서는 자체 징계절차를 따르도록 KT에 통보했다.
이번 수사는 KT가 지난 1∼3월 인천지역을 관할하는 수도권 서부사업본부에 대한 감찰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이뤄졌다.
KT 관계자는 “형사 고발은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부정과 부패, 비리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회사의 단호한 방침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조치”라며 “KT는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클린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KT(KTF 포함)는 자산 24조원, 매출 18조원, 계열사 28개, 종업원수 4만5천명의 재계 10위권 거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협렵업체 선정이나 납품과정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 왔다.
올해 초에는 남중수 전 KT 사장이 계열사 사장에게 인사 등 업무와 관련한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돈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된 뒤 집행유예를 받았고, 조영주 전 KTF 사장 역시 중계기 납품 등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KT 안팎의 비리 행위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석채 회장이 취임 이후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클린 경영을 추진하게 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봐주기식’ 징계가 사라지도록 징계절차와 종류를 단순화하고 금융ㆍ향응 수수 시 파면, 내부고발자에 대해서는 최대 5천만원의 보상금 지급, 정보통신공사 협력사 운영체계 전면 개편, 감사조직 강화 등의 조치를 취했고, 서울고검 정성복 차장검사를 윤리경영실장(사장)으로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내부 사정을 시작했다.
정 실장은 부임 이후 “KT 내의 비리가 심하다는 얘기를 들어왔지만 막상 감찰을 시작해 보니 심각한 수준”이라며 “과거의 비리를 솎아내서 KT가 깨끗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상생협력·윤리경영 가속화=KT는 이번 수사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이를 계기로 이미 시동을 건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과 윤리경영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KT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정보기술(IT)산업 고도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상생방안’은 이러한 협력사와의 상생 협력에 대한 KT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KT는 상생방안에서 협력사 간 과도한 경쟁이 납품 비리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복수 이상의 협력사가 입찰에 참가할 경우 차순위 단가 또는 차차순위 단가로도 계약할 수 있도록 하는 일물복수가 제도를 확대적용하기로 했으며, 유지보수 비용 현실화, 환율ㆍ원자재 등 비용 상승분의 합리적 보상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개발 단계부터 협력사에게 열린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기여 실적에 따라 차등적 혜택을 부여하는 상생 성장을 위한 협력모델도 제시했다.
이석채 회장은 상생방안을 발표하면서 협력업체 선정과 납품 과정에서의 외부 입김 가능성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준을 만들고 객관화하면서 협력사를 골라가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KT와 협력하려는 업체는 이 기준에 적합해야 한다”고 말해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을 투명한 방식을 통해 이뤄가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클린 KT’를 구축하기 위한 윤리경영의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통합 KT가 출범한 직후인 지난달 6일에 열린 상무보 이상 전 임원 워크숍에서 KT는 정성복 실장의 상반기 감사사례 발표 등을 통해 간부직이 앞장서서 ’클린 KT’를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정 실장은 워크숍에서 “새로운 KT의 출범 이후에 발생하는 부정이나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조금의 정상참작 없이 엄단할 방침이며 누구를 만나든 KT가 깨끗해 졌다는 칭찬을 듣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 역시 “KT그룹의 모든 임직원들이 머리로 실천하는 윤리경영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는 윤리경영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KT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본사에서 시작된 윤리경영을 계열사로 확대하기 위해 본사에서 윤리경영에 대한 교육과 제도를 구축하고 계열사에 대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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