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을 비롯한 쟁점 미디어법에 대한 여야간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26일 6월 임시국회가 소집된 이후 29일부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를 거의 매일 소집했지만 민주당이 회의장을 봉쇄한 채 의사일정을 거부하면서 6일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민주당이 미디어법 논의를 위한 정책위의장, 문방위 간사간 ‘4자회담’을 수용키로 하면서 논의가 진척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한나라당이 이번 임시국회 표결처리를 전제로 내걸면서 회담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5일에도 3개 교섭단체 대표가 만나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 논의했으나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관련 논의를 “상임위에 맡기자”고 해 공은 다시 문방위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만나 미디어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의사일정 등을 협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나 의원은 “상임위 소집을 요구한 게 벌써 2주째로 접어드는데 이제와서 새로운 회담 형식을 만들자는 것은 시간을 끌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상임위 문을 막고 밖에서 4자회담만 얘기하지 말고 상임위에서 논의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한나라당이 4자회담을 제안해 놓고 우리가 받는다고 하니까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고 있다”며 “이는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한다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밀약이 없었으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간사간 회담에서 민주당은 미디어법을 놓고 끝장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전 의원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2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정보통신정책진흥연구원의 조사결과는 통계조작 의혹이 있다”며 “TV 중계 등을 통해 끝장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상임위 회의장에서 한다면 공청회를 비롯한 어떤 형태의 토론에도 응하겠다”며 “일단 대안을 내놓고 상임위에서 논의하자”고 선(先) 상임위 개최를 주장했다. 이처럼 미디어법 논의가 4자회담 등 여야 정치회담은 물론 상임위 차원에서도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직권상정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미 지난 3월 방송법과 신문법, IPTV법 등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 심사기일을 지정한 상태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본회의 직권상정이 가능하다.
다만 사이버 모욕죄를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법의 경우 당시 심사기일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데다 김 의장이 최근 인터넷 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이번 미디어법 처리대상에서 빠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우리 문방위원끼리 깊은 논의를 통해 안을 확정하고, 며칠 후 당론으로 채택하는 그런 과정을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해 미디어법 논의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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