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정책이 기업과 국가를 위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민경선·34)
“기업의 본질적 가치인 이익 실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정부 방침만이 아닌 기업을 이해하는 정책을 펴나가겠다.”(허은영·28)
정부 부처 배치를 앞두고 연수 중인 ‘예비 사무관(사무관 시보)’들의 말이다. 행정고시를 통과한 308명의 예비 사무관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앙공무원교육원 공동 주최로 지난달 29일부터 5일 일정으로 기업연수와 시장경제 교육을 받고 있다. 총 33주 공무원 연수과정에 포함됐다. 전경련이 사법연수생과 입법고시 합격자를 대상으로 시장경제에 관한 교육을 한 적은 있지만 기업 정책을 맡게 되는 행정고시 합격자 대상 교육은 처음이다.
교육은 삼성·SK·현대차·효성 등 17개 기업 현장에 분산 배치돼 기업실무를 연수받고 지방 공장을 견학하는 그룹과 전경련·KTF 임원들로부터 시장경제교육을 받고 기업 산업현장을 찾는 그룹으로 나뉜다. 예비사무관들은 기업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교육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효성 R&D센터와 섬유공장을 방문했던 민경선씨는 “공무원의 ‘탁상행정’ 지적을 많이 받는데 이 교육은 그런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느껴진다”며 “‘규제’ 부문의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기업들이 자율과 창의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행사를 공동 기획한 기관들도 매우 흡족해했다. 조현만 전경련 대외협력팀장은 “임용된 후 바로 실무에 배치돼 기업과 경제를 모르고 업무를 처리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며 “기업 현장을 눈으로 봄으로써 정부 정책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지연 중앙공무원교육원 사무관은 “이 교육으로 공직과 민간이 분리된 것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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