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휴대폰과 스마트폰 시장 경쟁의 틀을 바꾸겠다.”
삼성전자가 휴대폰 기술과 디자인 역량을 총집결시킨 전략폰 ‘삼성 제트(SAMSUNG JET, S8000)’를 공개하면서,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 격변을 예고했다. 삼성은 성능과 화질 등에서 최강 스펙을 갖춘 제트를 통해 애플·노키아 등과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삼성이 주도하는 프리미엄 휴대폰 및 스마트폰 경쟁에 따라 향후 업계 구도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대표 이윤우)는 1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싱가포르·UAE 두바이 3개국에서 동시 론칭 행사를 열고, 신개념 풀터치스크린폰 삼성 제트를 공개했다. 삼성 제트는 화질(Screen), 성능(Specification), 속도(Speed)에서 최강으로 기존 휴대폰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삼성이 ‘새로운 휴대폰 종(種)의 출현’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일단 공개된 성능으론 삼성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예상된다. 800MHz의 최고속 정보처리 능력은 AM OLED디스플레이를 통한 고선명 화질과 입체 음향, 500만화소 카메라와 HD급 동영상 촬영 등의 최고급 성능은 공개된 애플 ‘아이폰 3GS’과 노키아 ‘N97’와 비교해 압도적이다. 애플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사용자인터페이스도 강화했으며, 일반 폰이면서도 스마트폰 이상의 모바일 오피스 기능을 구현한 것도 제트의 미래를 밝게 했다.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데이터 통신 속도에서 아이폰이 다소 밀린다. 통신사업자와 전략 제휴를 통해 대당 199달러(16GB)에 판매된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도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 기본 성능이 경쟁사 제품을 압도하면서 차세대 휴대폰 경쟁에서 기선을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제트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확실히 장악함으로써 애플 아이폰은 물론 노키아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알려진대로 노키아는 풀터치폰에 뒤늦게 진입했다.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하는 풀터치폰을 앞세워 노키아를 프리미엄 시장에 발도 못 붙이게 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엿보인다. 거의 동시에 이뤄질 50개국 출시도 확실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같은 물량 공세는 동시에 풀터치폰 경쟁사인 애플을 특정 마니아층에 의존하는 틈새 시장으로 밀어내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됐다. 애플은 일부 국가의 특정 사업자에게만 공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제품 공급이 제한적이다. 애플이 물량을 확대하기 전에 전세계적으로 보급시켜 ‘풀터치폰 디자인 플랫폼’에 대한 사실상의 표준을 만들겠다는 삼성전자의 시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제트를 향후 프리미엄 휴대폰과 스마트폰의 주력 디자인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조만간 미국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되는 ‘옴니아2(I8000)’ 디자인도 원형은 삼성 제트에 기반한다”며 “운용체계(OS), 유저 인터페이스(UI) 등 안에 담기는 내용과 스펙이 조금씩 바뀌더라도 프리미엄 휴대폰의 대표 플랫폼으로 아이덴티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과 노키아도 주력 제품으로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전면전이 불가피하다. 초반 주도권을 어느 업체가 쥐느냐에 따라 하반기 성적표는 물론 스마트폰 점유율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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