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새 경제질서 체제 적극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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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기축통화 자리를 유지하던 달러화 위세가 꺾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달러화 기축통화에 반대하는 주장이 등장한지 오래다. 사르코지를 대표로 하는 EU, 룰라를 대표하는 중남미, 아시아의 후진타오 등 세계 최고의 경제지도자들이 연이어 구석에 몰린 미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 금융파생상품 문제로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질서는 이미 붕괴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재정적자와 경상적자, 가게 부문 부채 등 이른바 쌍둥이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다. 적자로 인해 투자와 소비가 줄어들어 장기간 침체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추세대로라면 경제적, 군사적 리더십의 약화가 불가피하다.

 세계는 지금 1918년 이후 약 100여년간 세계 경제의 주축이던 미국 중심의 경제권역을 벗어나 새로운 경제질서를 찾는 카오스의 과정에 접어들었다. 북미, EU, 중남미, 아시아 등 4개 대륙별 맹주들이 나타나 세계 경제질서의 주축을 자처하고 있다. 건립 이후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미국의 영향력을 집단적으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흔들기와 세계 경제질서 재편의 핵심에는 중국이 있다. 최근 중국은 미국 중심의 국가 및 기업 신용도 평가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자국의 신용도는 자국 스스로 평가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여기에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위협도 가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달러보유국으로 2008년 3월 기준으로 1조52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을 겨냥해 외환보유고를 달러 대신 다른 통화로 대체하겠다는 메시지도 수시로 날린다. 지난해 연말에는 러시아를 방문한 원자바오 총리가 러시아 지도층을 겨냥해 반(反)달러 전선 연대를 역설했다.

 다른 국가도 수준이 비슷하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해 G20 런던회의에서 신브레튼우즈 체제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기축통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남미 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도 미국과 EU입장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달러가치 하락으로 원유를 판매한 수입이 줄자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활동도 두드러진다. 지난달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10개국 정상이 합의한 1200억달러 규모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 공동기금 조성 합의 등도 경제체제 패권 다툼의 하나다.

 전 세계 하루 달러 거래 규모는 3조원 규모다. 달러는 전체 외환거래의 85%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다. 하지만, 달러의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국제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 중심의 외환시스템에 이상이 생겼으며, 향후 10여년 이내에 기축통화 시장에서 큰 변화가 올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 패권다툼은 이제 시작됐다. 미국은 만만한 상대가 됐다. 세계 경제질서 재편 과정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공존한다. 달러 시장이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한·중·일 아시아 중심의 경제 체제 개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기회가 된다. 반면 미국 중심의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새로운 기축통화를 앞서서 주장하다가는 미국의 반감을 살수 있다는 점이 위기다.

 미국 중심의 경제체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우리도 단순한 우방임을 강조하기 보다는 미국의 경제 패권이 쇠약해 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세계 경제의 엔진이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