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효율 TV.냉장고 퇴출되나

정부가 에너지 다소비.저효율 백색가전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키로 한 것은 적절한 규제를 통해 소비자의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고 기업의 고효율 제품 생산 경쟁을 유도한다는 정책 방향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또 고효율 제품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제를 도입, 개소세 부과로 거둬들인 세금을 에너지 절약형 소비 풍토를 조성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에너지 등급이 과세 기준이 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과 함께 사치품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개소세법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비판 여론은 부담스런 대목이다.

◇“저효율 과세, 고효율 인센티브” = 정부는 현재 저효율 전자제품 과세를 위한 구체적인 품목과 과세기준, 세율을 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과세품목으로는 보급률이 높은 백색가전 중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에어컨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급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과세기준의 경우 에너지 효율등급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1~5등급으로 분류된 전자제품의 에너지 효율등급 중 효율이 낮은 4~5등급에 대해 개소세를 물린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렇게 거둬진 세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소비자가 고효율 제품을 구매할 경우 할인쿠폰이나 포인트,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일본이 내년 3월까지 TV, 냉장고, 에어컨 등 3개 품목에 한해 1~2등급 제품을 구입할 때 일정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에코 포인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히터, 에어컨 등 고효율 제품에 ‘스타 마크’를 부여한 뒤 소비자가 이들 제품을 구입할 경우 1천500달러 한도 내에서 30%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에너지 스타 인증제’를 도입했다.

◇백색가전 개소세 부활 논란 = 저효율 백색가전에 대한 개소세 부과 방침을 놓고 찬반양론이 나오고 있다.

백색가전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사치품 소비억제라는 개소세법의 주된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은 경제수준 향상에 따라 보급률이 높아지자 1999년 개소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됐었다. 한국조세연구원 김승래 전문연구위원은 “주세나 담뱃세처럼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경우 유해한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죄악세(sin tax)’ 개념을 환경 보호나 에너지 효율 제고 등 목적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등급이 과세기준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있다. 정부 내에서도 “3등급과 4등급 간 효율차가 크지 않은데 4~5등급에만 세금을 물릴 경우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인식에 따라 다양한 과세기준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에너지 저효율 상품에는 주로 고소득층이 구입하는 고가의 대용량 전자제품이 있긴 하지만 같은 용량일 경우 저효율일수록 가격이 낮기 때문에 과세의 부담이 저효율제품을 사용하는 저소득층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 발달로 인해 상당수 백색가전이 고효율 등급을 받고 있어 개소세를 도입하더라도 큰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없지 않다. LG경제연구원 김학수 연구위원은 “극심한 내수 침체에다 수출 부진 상황까지 겹쳐 있어 단기적으로 내수를 좀더 진작시킬 상황”이라며 “세제적 측면이 아니라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도움이 될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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